이원욱 “최고 기득권 이재명부터 불출마 혹은 타지역 출마 선언해야"
조응천 "'중진 험지론'이든 '수박 축출론'이든 현직 빼내야 '룸' 생겨"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의 서울 출마 선언 반향으로 더불어민주당에서 중진들에 대한 '험지출마' 압박 움직임이 일고 있는 데 대해 비명계 3선인 이원욱 의원이 11일 “이재명 대표를 보면 성남에서 두 번 시장 하고, 경기지사를 했고, 그다음에 국회의원을 했고 바로 또 당대표를 하고 있다. 이 정도 기득권을 가진 사람은 당내에 없기 때문에 만일 불출마 또는 타지역으로 가는 것에 대한 선택을 한다면 1순위는 이재명 당대표가 돼야 할 것”이라고 지목했다.
이날 오전 BBS 라디오에 출연한 이 의원은 '험지 출마 요청이 오면 어떻게 할거냐'는 진행자 질문에 “만약에 저와 가까운 사람이 당권을 잡고 있다면 제가 먼저 솔선수범할 것인데 저는 지금 이른바 비주류, 비명계로 분류되고 있지 않나”고 면서 이 같이 밝혔다.
특히 그는 “친명계 의원 중에 다선 의원이 먼저 험지로 간다고 선언을 해주셔야 ‘아, 그래. 우리도 하자’ 이렇게 기꺼운 마음이 생길 것”이라며 “정청래 의원은 지금 현재 수석최고위원을 하고 계시는데, 연임은 아니지만 기득권은 저희보다 훨씬 세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진교훈 강서구청장 후보 지원유세에서 '통합'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방탄이라든가, 사법 리스크를 대해 왔던 태도를 보면 좀 대범하지 못하고 옹졸해 보이는 느낌이었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그런 추상적인 용어를 쓴다 하더라도 실제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라고 하는 것에 대한 기대는 별로 되질 않는다. 실제로 행동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절하하면서 "개딸 등 정치 훌리건으로부터 어떻게 벗어나고, 강성 유튜버들과 어떻게 단절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데, 오히려 더민주혁신회의 등이 구성되면서 확대 강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체포동의안 가결 책임으로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송갑석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에서 “‘내년 상황에서 당의 전체적 총선전략이 먼저 나오고, 그 속에서 (이재명) 대표 거취가 함께 이야기 돼야 된다”면서 “아무리 대표라도 당의 승리에 복무해야 하는 존재 아니겠나”고 이의원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이에 앞서 조응천 의원도 "그것(불출마 선언)은 중진 뿐만 아니고 (수박) 당도 높은 사람들도 포함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도 전날 SBS라디오 방송에서 조 의원은 '험지 출마론이 비명계 의원들에 대한 정리수단으로 쓰일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진행자 질문에 "충분히 가능하다. 중진 험지론이 됐든 수박 축출론이 됐든 현직을 자꾸 빼내야 룸(총선 출마 여지)이 생기는 거 아닌가"면서 이 같이 밝혔다.
'당도 높은 사람들'은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이 비명계로 낙인찍힌 이들을 지칭하는 조어로, 이른 바'개딸' 들은 이지명 대표와 뜻을 달리하는 이들을 '수박(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이라 부르며 '당도' 순위를 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강병원·김종민·윤영찬·최종윤·홍영표 의원 등 5인은 가장 높은 단계의 '당도 5' 로 분류된 상태다.
한편 친명계 김두관 의원은 전날 YTN라디오에서 "하 의원의 서울 출마를 국민은 혁신이라고 바라볼 것"이라며 "우리 민주당 중진들의 보신주의에 대해서 국민이 좋지 않은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기득권을 내려놓고 혁신 경쟁에 뒤처져서는 안 된다"고 당 중진들의 험지 출마론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3선 이상 다선 의원들이 험지 충청이나 영남으로 옮겨서라도 당에 헌신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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