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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 총선은 윤석열 정부의 성패를 좌우하는 대단히 중요한 선거다.
여권이 사활을 걸고 나설 수밖에 없다.
그런데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면 암울하다. 당장 내일이 투표일이라면 원내 과반은커녕 제1당도 바라보기 어려울 지경이다.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30%대를 오르내리거나 어쩌다 40%대를 돌파하더라도 초반대에 머무르는 정도다. 정당 지지율은 더욱 참담하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이어 ‘돈 봉투 전대’, ‘김남국 코인’ 등 각종 악재가 터져 나오는 상황인데도 국민의힘 지지율은 민주당과 엇비슷하거나 오히려 밀리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여당이 원내 1당이라도 되려면 ‘이길 수 있는 공천’을 해야 한다.
총선 승리에 도움만 된다면 정국 운영에 다소 부담이 되는 출신이나 성향의 인물이라도 공천을 해야만 한다는 말이다.
한마디로 전략적으로 포용할 사람은 적극적으로 끌어안고 전략적 요충지에 포석을 두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면 ‘전략적 포용 대상’은 어떤 사람들이고, 어디에 출마시키는 것이 바람직할까?
일단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허용대상 1순위다. 한동훈 장관은 내각에 남아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도와야 한다는 말이 있지만, 총선을 불과 9개월가량 앞둔 상황에서 그것은 한가한 소리다. 국민적 인지도가 높은 그가 출마해서 활기를 불어넣어 주어야 한다.
물론 그의 출마가 ‘검사공천’이라는 민주당의 공세 프레임에 걸릴 위험성이 있지만, 그로 인해 얻는 것에 비하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도 포용 대상이다.
비록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이 전당대회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충돌하고 그로 인해 정권 주류와 다소 불편한 관계일 수는 있지만,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된다면 그 정도는 감당해야만 한다. 실제로 그들이 지닌 경쟁력은 무시할 수 없다. 그들을 서울 북부권이나 경기 수원권 등 전략적 요충지에 공천한다면 인근에도 영향을 미쳐 총선 승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을 제기하자 국회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던 윤희숙 전 의원도 그 대상에 포함할 수 있다.
그가 출마한다면 민주당 여성 국회의원의 지역구인 광진을이 좋을 듯하다.
광진을은 고민정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그곳에서 출마했던 만큼 국민의힘이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지역구이기도 하다.
다만, ‘전략적 포용 대상’에서도 연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악담을 쏟아내는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는 제외하는 게 맞다. 고름은 절대로 살이 되지 않는 까닭이다.
이른바 ‘윤석열 멘토’로 불리는 신평 변호사도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 등에 대해선 고개를 갸웃거린 바 있다.
급기야 여당에서도 유승민 전 의원을 ‘정책 협잡꾼’으로 규정하면서 “민주당으로 가라”는 극단적인 소리까지 나왔다.
실제로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의 '수능 킬러문항 배제' 지시나 김기현 대표의 ‘중국인 투표권’ 제한, 후쿠시마 오염수 등의 문제에 대해 사실상 민주당과 공동보조를 맞추고 있다.
그러자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수행실장이었던 이용 국민의힘 의원은 유승민을 향해 "'정책 전문가'라 불리던 '정치인 유승민'은 어디로 가고 반지성주의적 비난만 남발하는 '정치 협잡꾼 유승민'만 남은 것인지 기구하고 안타깝다"며 "민주당식 선동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유승민이 옳아서' 가만히 있는 게 아니다. 그래도 같은 당 소속으로서 최소한의 존중과 예의를 지키기 위해 참고 또 참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위해 뛰는 정당이다. 친중(親中) 유승민이 발 디딜 곳 따위 없다는 말이다. 그 같은 이질감 때문에 '민주당으로 가라'는 힐난이 나오는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그러면서 "분노를 주체하지 못해 내부에 총구를 겨누며 무차별 난사를 가하는, 어리광에 가까운 치기에 호응할 국민은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 의원의 이런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런 사람은 ‘전략적 포용 대상’에서도 배제하는 게 맞다. 그런데도 당내에서 그를 전략적으로 포용해야 한다는 사람이 있다면 그의 정체성을 한 번쯤 의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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