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예찬 "형, 이번만 주인공 자리를 후보에 양보할 수 없나"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당무 거부' 행보가 윤석열 대선 후보와의 기싸움 양상으로 비춰지면서 당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 대표를 '형'으로 지칭하며 “이번 한 번만 형의 정치에서 주인공 자리를 후보에게 양보할 수 없느냐”고 읍소한 장예찬 전 윤석열 캠프 청년특보의 공개 편지가 눈길을 끌었다.
장 전 청년특보는 2일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편지를 통해 “지금처럼 취중 페북으로 폭탄발언을 하고, 갑자기 칩거에서 부산-순천을 오가는 행보를 하는 것은 정권교체를 목전에 둔 제1야당 당 대표다운 행동이 아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이어 “당초 형이 구상했던 그림과 다른 방향으로 대선이 흘러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후보의 뜻을 존중하며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어야 할 조연”이라면서 “이번 한 번만 형의 정치에서 주인공 자리를 후보에게 양보할 수 없느냐”고 말했다.
특히 장 전 청년측보는 “후보께서 출구 전략을 열어주길 기다리고 있냐"며 "그런데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미래와 비전을 설파하며 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후보가 당 내 갈등 때문에 형을 찾아 부산, 순천, 여수, 다음 어딘가를 찾는 게 말이 안 된다”며 “이번에는 정권교체를 위해 형이 자존심을 꺾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형은 이제 37살의 청년 정치인이 아니라 제1야당 당 대표이기 때문"이라며 "곧바로 당무에 복귀하고, 오직 정권교체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선포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형은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가 아니다. 고래를 밀어주는 파도”라면서 “지금 당장 파도의 역할을 하라고, 정권교체를 간절하게 열망하는 국민들을 대신해 말씀드린다”고 거듭 요청했다.
이런 가운데 전날 이 대표를 만났던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당협위원장은 "“이준석 대표가 이대로 가선 대선에 이길 수 없다는 위기감이 강했다. 이 위기감이 해결되지 않는 한 서울로 빈손으로 쉽사리 올라갈 생각은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한 천 위원장은 “많은 분이 권력투쟁이냐 신경전이냐 이런 말씀을 하시는데 이 대표가 호남에서 기존 대선들에 비해서 큰 지지를 얻지 않으면 어렵다는 얘기를 지속적으로 했다”고 전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특히 천 위원장은 이 대표가 위기감의 원인으로 선거대책위원회의 ‘방향성’과 ‘인선’ 문제를 지적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도확장이라든지 어떤 개혁적인 변화의 모습, 이런 부분들에 대한 과연 진지한 고민이나 큰 방향성, 내지는 큰 그림이 있는지 등에 대한 불만 내지는 위기감이 컸다”며 “현재 인선이 신속하고 정확한 선거 캠페인을 하기에 적절한가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특히 “소위 말하는 파리떼나 하이에나 같은 분들이 후보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부분에 대한 고민이 있다”며 “(이 대표는) 자기가 생각했을 때 대선승리를 위해서 꼭 필요한 조건들이 최소한 대선을 이길 수 있는 정도 내지 대표와 당 후보 전체가 잘 해나갈 수 있는 정도의 조건들이 관철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천 위원장 전언에 따르면 이 대표는 '김종인 총괄 선대위원장 불발 건'과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의 익명 인터뷰에 대한 불만이 해소되지 않으면 당분간 당무복귀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앞서 지난달 29일 저녁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 입니다"라는 글을 올린 뒤 잠행에 들어간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 부산 방문에 이어 전날 전남 순천을 찾아 천 위원장을 만났다.
한편 이 대표가 주변을 통해 '당장 서울에 가거나 선대위에 합류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입장을 전한 데 대해 윤석열 후보가 “무리해서 연락하지 않겠다”고 대응하면서 양 측의 갈등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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