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중심의 민관합동 ‘3대 메가 프로젝트’ 공개를 앞두고 삼전닉스의 대규모 호남 투자 등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9일 국민의힘 고동진 의원이 “이번 호남 투자가 기업의 자발적 선택이 아닌 ‘정부 압박에 의한 투자’일 가능성이 높다”며 “반도체 부지 선정에만 보통 5년에서 7년이 걸리는데, 불과 두달만에 수백조원이 들어가는 사업의 방향이 바뀐 것은 상식적으로 이상하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사장 출신인 고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SK 최태원 회장도 (지난 4월28일)국회 강연 당시 광주 지역구 의원의 호남 투자 제안에 ‘전기가 있는 곳에 기업이 가는 건 맞지만, 반도체가 가야 하는지는 의문’이라며 명확히 선을 그었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특히 그는 “용수와 인력 문제는 물론, 특히 여권이 주장하는 ‘재생에너지(RE100) 기반 반도체 산단’ 구상은 전력 공학적 현실을 전혀 모르는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2023년 광주·전남의 시스템 반도체 특화단지 공모 최우수 등급 획득’ 기록을 인용하며 호남 투자의 당위성을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당시 광주·전남이 신청한 것은 시스템 반도체용 ‘차세대 패키징’ 단지로 신청 규모도 25만평 수준에 불과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반도체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이렇게 모르고 이야기하나 싶을 것”이라며 “시스템 반도체는 메모리가 아니고, 차세대 패키징은 반도체 8대 전공정(팹·Fab)이 아니라 웨이퍼를 잘라 제품화하는 ‘후공정’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용인에 들어서는 삼성·SK하이닉스 산단 합계가 346만평”이라며 “전공정 팹이 들어서는 대규모 산단과 후공정 패키징 단지는 애초에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거듭 날을 세웠다.
고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호남의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RE100 반도체 산단’을 강조한 데 대해서도 “반도체 팹(공장) 딱 하나를 돌리는 데만 1.5기가와트(GW)의 전력이 필요하다”고 ‘전력 문제’를 제기하면서 “대단히 잘못된 보고를 받고 있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현재 용인 삼성전자 산단에 최종적으로 필요한 전력은 10기가와트 규모”라며 “이 10기가와트를 재생에너지인 태양광으로만 충당하려면 서울시 전체 면적(약 1억8000만평)에 태양광 패널을 빽빽이 깔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것도 모자라 날씨가 안 좋을 때를 대비해 축구장 10배 크기의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지어야 한다”며 “반도체 첨단 공정에서 태양광·풍력 같은 간헐성 재생에너지만 고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정부가 RE100이 아니라 원자력, LNG, 재생에너지를 섞은 CFE(무탄소 에너지)를 이야기했다면 그나마 현실성을 고민했다고(이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CFE 중심으로 대책을 수정한다면 호남 산단이 가능하냐’는 질문에도 “그 역시 매우 어려운 과제”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현재 영광 한빛원전에서 나오는 6기가와트로는 수도권과 기존 호남 전력을 커버하기에도 벅차다”라며 “결국 호남에 반도체 공장을 지으려면 SMR(소형모듈원자로) 같은 원전 건설이 반드시 병행되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 반도체 투자를 둘러싼 정치권 갑론을박에 대해 “시각을 너무 좁게 해서 영호남 문제, 수도권과 지방 문제로 접근하면 본질을 놓친다”며 “이재명 정부의 남은 기간이 4년인데, 4년 정부가 팔 비튼다고 (대기업이 호남으로)간다는 것은 너무 과도한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홍 수석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에서 “요즘 글로벌 대기업들은 팔 비튼다고 아무 데나 가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선을 그었다.
이어 “다만 거기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얼마큼 지원하고 함께 하느냐 이런 노력이 필요하다”며 “기업의 경영적 판단, 그다음에 정부와 지방정부의 총력적인 지원이 곁들여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빠졌지만 앞으로 영남권이나 다른 지역의 미래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것이 해당 지역 정치인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호남을 최적지로 판단한 기준 요소로 용지, 전력, 용수, 연구기관, 인력자원 등을 꼽은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첫 번째는 땅, 두 번째는 전력”이라며 “실제로 지금 호남권 전력 수요가 굉장히 여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남부권 재생에너지 경쟁력도 상당하다. 호남 전체로는 130% 이상, 광주만 하면 170% 정도 여유 전력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때문에 반도체 공정의 대부분은 전력도 많이 소요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재생에너지로 충당을 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호남권 입지의 강점을 거듭 강조했다.
용수 문제와 관련해서도 “우려가 있지만 영산강과 섬진강을 통해 충분한 용수공급이 가능하다는 검토가 이루어진 바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 전력과 용수문제는 기본이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서는 충분한 검토와 대안이 만들어져 있다”고 자신했다.
또한 “호남권에 에너지 공과대학이라든지, 광주과학기술원, 전남대 등 이미 전문인력을 제공할 수 있는 인재와 연구기관 인프라는 갖춰 있다고 본다”며 연구기관과 인재 확보 문제에 있어서도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지난 주말 동안 이재명 대통령이 X계정을 통해 연속적으로 ‘호남 반도체 투자 입지 타당성’을 강조한 데 대해 “좀 답답하신 것 같다”면서 “현재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꽤 상당 기간 구조적으로 반도체 경쟁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반도체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선 우리나라도 대규모 클러스터를 만들어야 한다”며 “용인은 용인대로 경기도 지역은 계속 투자가 된다”고 이번 호남 투자가 기존 용인 클러스터를 대체하는 분산투자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그것만 갖고 수요를 따라갈 수 없기 때문에, 추가적인 예상되는 수요를 호남권, 서남부권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추가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해가겠다는 것”이라며 삼성과 SK의 대규모 추가 투자 가능성을 시사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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