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로 연결되는 새로운 돌봄… 라떼는집밥 시니어 요리학교

    복지 / 김민혜 기자 / 2025-11-29 10:00:00
    • 카카오톡 보내기
     

    ‘협동조합라떼는집밥’에서 진행하는 시니어 요리학교가 강북구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요리를 ‘기술’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재취업 가능성, 새로운 도전, 나눔 실천, 고립 예방을 위한 공동식사라는 네 가지 목표를 담아 운영되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번 프로그램은 지역 어르신들이 스스로 삶의 활력을 되찾고, 다시 사회 참여의 기회를 갖도록 돕는 실질적 모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시니어 요리학교는 기초 조리 기술부터 위생 관리, 음식 보관법, 간단한 조리 노하우 등 현장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메뉴얼형 교육으로 구성된다.

    특히 경로 식당, 공유주방, 소규모 급식·도시락 사업, 사회적 기업 조리 보조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어, 어르신 맞춤형 재취업 과정으로서의 기대가 크다.

    수업에 참여한 한 어르신은 “누가 우리 같이 나미 먹은 사람들에게 배울 수 기회를 주겠어요. 고맙죠”, “사람들 말도 잘못하는 나한테 요리 강의를 할 기회를 줬는데 새로운 경험이였어요”
    라떼는집밥은 향후 희망자에게 현장 실습과 지역 기관 연계를 제공해 ‘교육–실습–취업’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 예정이다.

    은퇴 이후 많은 시니어가 겪는 가장 큰 변화는 ‘새로운 것을 시도할 이유가 사라졌다’는 감정이다. 요리학교는 이 부분을 정면으로 다룬다.

    매주 새로운 메뉴를 직접 조리하며 작은 실패와 작은 성공을 반복하는 과정은 “나는 아직 배울 수 있다”는 자기 효능감을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한 참여자는 “처음에는 칼 잡는 법조차 무서웠는데, 요즘은 수업 날이 기다려진다”고 말한다.
    요리 실습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어르신에게 필요한 도전 정신을 되살리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요리학교의 또 하나의 특징은 나눔으로 이어지는 교육 과정이다. 참여자들이 만든 음식은 지역의 독거 어르신 고시원 1인 중장년 취약계층 주민에게 전달되며 작은 식탁 하나가 누군가의 하루를 밝히는 역할을 한다. 시니어 교육 모델인 두꿈인생학교 학생들도 요리 학교에서 배운 실력으로 명절 음식을 만들고 배달하는 뜻깊은 자리에 함께 했다.


    라떼는집밥은 20년 동안 지역내 취약계층에게 반찬 봉상 활동을 바탕으로 세워진 기관이기에, 요리학교의 결과물은 자연스럽게 실질적 나눔으로 연결된다.

    이는 “받는 돌봄”에서 “주는 돌봄”으로의 전환을 가능하게 하며, 어르신들에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수업의 마지막은 늘 함께 밥을 먹는 시간이다. 이 시간은 라떼는집밥이 요리학교를 기획할 때 가장 중요하게 둔 핵심 가치다. 시니어 고립 문제는 단순한 외로움을 넘어 건강과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함께 하는 밥상 시간에는 “같이 먹으니까 맛있지”라는 이야기 뿐만 아니라 살면서 겪은 변화, 서로의 삶을 격려하는 대화가 자연스럽게 오가며, 관계 회복과 정서 돌봄의 기능을 한다.

    “식구(食口)는 밥을 함께 먹는 사람”이라는 말처럼, 요리학교는 시니어들에게 새로운 식구를 만들어주는 자리이기도 하다.

    라떼는집밥은 두꿈인생 학교의 학생들을 주 대상으로 요리학교를 정기적으로 운영하며 재취업 집중 과정 및 1인 가구·중장년 대상 생활 요리 과정, 나눔형 요리봉사 팀 구성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라떼는집밥 관계자는 “요리학교는 기술 교육 그 이상이다. 어르신이 다시 사회와 연결되고, 스스로 의미 있는 삶을 만들어가는 첫걸음이다”고 밝혔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