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18개 상임위 포기” 초강수…왜?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26-06-30 13: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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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양보하지 않으면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포기하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다.


    사실 쉽지 않은 선택이다.


    상임위원장은 상임위원회를 대표하고 위원회 회의를 소집하며, 회의의 개회 및 의사 진행을 주관한다. 특히 위원회에 상정될 안건의 심사·조율을 총괄하고, 위원회 차원의 의사결정을 이끄는 책임자 역할을 한다.


    비록 과거에 있었던 특수활동비는 폐지 됐으나 여전히 월 수백만 원 규모의 위원장 활동비와 위원회 운영 지원금을 받는다고 한다. 과거 '특수활동비'는 폐지되었으나 운영비 명목은 유지 중이기 때문이다. 활동비 외에 추가로 매월 직급보조비도 받는다. 국정감사 기간에는 지원비와 정기국회 대책비가 추가로 지급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상임위원장은 관례상 3선 이상의 국회의원이 맡는다. 그들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


    그런데 29일 의원총회에서 3선 김성원 의원이 ‘법사위원장을 확보할 수 없으면 상임위원장을 모두 포기하자’라는 취지로 제안했고, 이에 다른 3선 의원들도 모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사위를 통해 여당 견제에 나설 수 없게 된다면 차라리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도록 해 무한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는 뜻일 게다.


    실제로 민주당은 지난 2020년 문재인 정권 당시 관례를 무시하고 18개 상임위를 독식한 바 있다. 당시 야당이 “1987년 체제가 이룬 의회 운영의 원칙을 깡그리 무시한 의회민주주의의 조종(弔鐘)”이라며 강력하게 반대했지만, 민주당은 탐욕을 버리지 못했다. 그 결과 민주당은 민심을 잃었고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6공화국 탄생 이후 5년 만에 정권을 내어준 최초의 대통령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낙인이 찍히고 말았다. 민심의 분노에 화들짝 놀란 민주당이 야당에 일부 상임위원장을 나눠 준 것은 그래서다.


    그런데 민주당은 지금 문재인 정권을 몰락으로 이끈 그 길을 다시 가겠다고 한다.


    그러고 싶다면 그렇게 하라고 해라.


    레임덕에 빠진 이재명 정권이 몰락을 재촉하고자 한다면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 두라는 말이다.


    어차피 그들은 상임위를 제대로 운영할 능력이 없다. 특히 법사위원장을 운영할 능력은 더더욱 없다.


    그들이 상임위를 독식하는 순간, 정권의 몰락은 더욱 빨라질 뿐이다.


    데이터가 그걸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사무처로부터 제출받은 '국회 비합의 의사진행 통계'에 따르면, 2024년 5월 22대 국회 출범 이후 각 상임위와 소위 단계에서 안건에 대해 이의가 있는데도 민주당이 독단적으로 표결한 사례는 무려 320건에 달했다.


    한나라당(국민의힘의 전신)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 18대 국회 당시는 44건, 19대는 10건, 20대는 7건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이건 거의 깡패 수준이다.


    특히 22대 국회 상임위별로 보면, 민주당 소속 의원이 위원장을 맡아 온 법제사법위원회가 192건으로 압도적이었다. 법사위의 경우 18~20대 국회에서 표결 강행 건수가 1건에 그쳤지만, 21대에선 9건, 22대에선 192건으로 증가한 것이다.


    한마디로 법사위가 국회에서 조폭 노릇을 한 셈이다. 그러니 민심의 외면을 받아 ‘지방선거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것 아니겠는가.


    그런데도 민주당은 왜 법사위원장직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일까?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바로 이재명 대통령 범죄세탁, 공소취소 완성을 위한 것 아니겠나”라며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여권에서 이미 '공소취소특검법안'을 만지작거리는 상황에 비춰볼 때 나 의원이 이런 의심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걸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포기하는 초강수를 꺼내든 이유다. 이제 공은 민주당으로 넘어갔다. 탐욕을 부리다 몰락의 길을 가든 야당과 협치를 통해 그나마 레임덕에 빠진 정권의 생명을 조금이라도 연장하든 그건 그대들의 선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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