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정청래의 ‘마이웨이’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26-01-22 13:5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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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조국혁신당에 합당을 제안했다.


    어차피 양당은 지난 총선 당시부터 ‘따로 또 같이’ 간다고 했던 만큼 합치는 것은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양당을 같은 중국집인데 마치 다른 중국집인 것처럼 전화기 두 대를 놓고 운영하는 것에 비유하기도 했다.


    따라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두당이 합친다는 소식은 새삼스러울 게 없다.


    이미 전날 정청래 대표와 조국 대표가 만나 이런 내용에 합의했다고 한다.


    문제는 민주당 내부에서 양당 합의에 대한 논의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최고위원들도 다수가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날 정 대표의 기자회견 직전에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선 이른바 '친청' 최고위원을 제외한 다른 최고위원들은 모두 양당 합당에 반대했다고 한다.


    지방선거 이전에 합당하면 민주당 지분을 일부 내줘야 하는데 전략적 실익이 전혀 없고, 보수 결집에 대한 우려가 있으니 정 하고 싶으면 6월 지방선거 끝나고 논의하자는 것이 반대자들이 공개적으로 내세우는 이유다.


    물론 본질적인 반대 이유는 그것이 아니다.


    친명 최고위원들은 이번 합당 제안의 본질은 정청래 대표가 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조국혁신당 당원들의 표를 흡수해 당권을 차지하려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즉 정 대표가 추진하는 '1인 1표제'가 다음 전당대회 때 적용되면 정 대표가 조국혁신당 당원들의 지지표를 받아 연임할 가능성이 그만큼 더 커진다는 것이다.


    민주당 내 다른 의원들도 갑작스러운 합당 제안에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모경종 민주당 의원은 소셜 미디어에 "합당은 당내 구성원들의 의사를 확인하고 진행돼야 한다"라며 "조국혁신당의 대답보다 당 내부의 대답을 먼저 들어주라"고 촉구했다.


    장철민 의원도 소셜 미디어를 통해 "뉴스를 보고서야 합당 추진을 알았다"며 "당원들의 뜻을 듣는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정황에 비춰볼 때 정 대표의 제안은 당내 논의를 거치지 않고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임이 분명하다.


    청와대와 사전 교감조차 하지 않았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사안에 대해 청와대와 얘기가 되거나 사전에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국회에서 논의되는 일이기 때문에 그 논의를 지켜보고 있다"면서 "(민주당과) 사전에 특별히 논의된 것은 없다"라고 답했다.


    강 대변인은 ‘구체적으로 상황을 설명해달라’는 취지의 거듭된 질문에도 "국회에서 논의된 내용이기 때문에 청와대는 정확하게 아는 바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청래 대표는 전날 오후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과 면담했지만, 이 자리에서도 혁신당과의 합당 이야기는 언급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마디로 청와대조차 모르게 전광석화처럼 양당 합당을 제안한 셈이다.


    그러면 이재명 대통령은 알았을까?


    이 대통령이 지난 19일 정 대표를 포함한 신임 민주당 지도부와 만찬을 가졌을 때도 합당과 관련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이 대통령도 양당 합당 내용을 사전 공유받았을 가능성이 희박하다.


    그렇다면 정청래 대표가 대통령 뜻과 무관하게 거침없이 ‘마이웨이’를 선언한 셈이다.


    이 대통령 입장에선 상당히 불쾌한 일일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 만찬 당시 정 대표에게 “혹시 반명입니까?”라며 뼈 있는 농담을 던진 것을 보면 친명-친청 갈등이 생각보다 깊은 것 같다.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노골적으로 충돌하는 셈인데 누가 승리할까?


    어쩌면 오는 8월 예정된 민주당 차기 전당대회에서 판가름 날지도 모른다. 다만 정 대표의 거침없는 ‘마이웨이’를 청와대가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는 걸 보면 힘은 이미 정청래 쪽으로 기운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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