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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여론조사를 결과를 보면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상당하다는 걸 알 수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20~21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현 정부를 심판하기 위해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한 응답자는 51.9%였다. 반면 '현 정부의 국정과제 완수를 위해 정권을 재창출해야 한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43.1%에 그쳤다.
지난달보다도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갈수록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민심이 커지고 있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24일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16~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3046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를 물은 결과 42.0%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36.8%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선택했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5.2%p로, 지난주 조사(3.9%p) 때보다 더 벌어졌다.
이런 가운데 보수 성향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10.0%를, 진보성향의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2.5%의 지지를 각각 받았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윤석열 후보 지지층과 안철수 지지층의 지지율 총합은 52%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8%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야권 후보 단일화 없이도 정권교체가 가능할 수도 있겠으나 압도적 정권교체를 이루려면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는 필수조건이다.
현재 국회 의석은 더불어민주당이 175석으로 개헌을 빼고는 뭐든지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그동안 민주당은 의석수만 믿고 야당과의 협치를 외면한 채 ‘입법독재’를 자행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후보가 승리하더라도 압도적 승리가 아니면 입법부를 장악한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에 사사건건 발목잡기를 할 것이다. 반면 압승을 거두면 6월 지방선거에서의 국민의 회초리를 의식한 민주당도 정부에 협력하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
승리하더라도 반드시 압승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압도적 승리의 필수요건인 윤석열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가 이뤄질지 걱정이다.
안 후보와 이준석 대표 간 해묵은 감정의 골이 날이 갈수록 깊어지는 탓이다.
실제 서로를 향해 독설을 던진 양측은 모두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긋고 있다.
앞서 안 후보는 전날 경남 창원시 경남도의회를 찾은 자리에서 국민의힘이 먼저 단일화를 제의하면 응할 생각이 있는지에 대해 "지금 대표(이준석 대표)가 그렇게 반대하는 데 그럴 일이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가 안 후보를 향해 '간일화'(간을 보는 단일화)를 언급하는 등 비판을 이어간 데 대한 신경질적인 반응을 내보인 셈이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제가 당선되고 제가 정권교체 주역이 되기 위해 출마했다"라고 거듭 ‘안일화를 강조했다.
그러자 이준석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단일화에 관심이 없다는 분이 온종일 단일화 이야기만 한다"며 "머릿속이 단일화로 가득한 것 같다"라고 조롱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석달쯤 뒤 서울시장에 나온다고 또 단일화를 하자고 할텐 데, 그때도 단일화는 없다"라고 비아냥거렸다.
이 후보의 발언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안일화’를 말하는 안 후보나 그런 안 후보를 향해 ‘간일화’라고 조롱하는 이 대표나 모두 정치지도자의 자격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두 사람은 ‘정권교체’라는 국민의 준엄한 지상명령 앞에 서 있다. 그 앞에서 개인적인 감정싸움을 한다는 건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국민을 모독하는 행위로 결코 지지를 받을 수 없다.
그런데도 신나리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부대변인은 "자격지심으로 가득 찬 이 대표는 패륜적 망언을 즉각 중단하라"며 이준석 대표의 발언을 ‘패륜’으로 몰아붙였고, 옛 안철수계인 김철근 국민의힘 당대표 정무실장은 "안 후보는 여전히 자신을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는 '안동설'에 기대 정치적 판단을 하는 듯하다"라고 비아냥거렸다.
안 후보와 이 대표 간 갈등이 주변으로 확대되면서 이제는 걷잡을 수 없게 됐다.
양측의 감정싸움은 여기서 중단하라. 안 후보와 이 대표는 물론 주변인들도 이전투구에 가세하지 말라. 특히 안철수 대표를 보좌하던 측근이 지금은 이 대표에게 가서 그를 향해 조롱하는 건 정치적으로나 도의적으로 옳지 않다. 그러니 김철근 정무실장은 입을 다물라.
지금은 ‘안일화’니 ‘간일화’니 하면서 말장난할 때가 아니다. 오직 정권교체만을 생각하면서 서로가 한발씩 물러나야 할 때다. 안 후보와 이 대표의 갈등으로 대선에서 패배하거나 겨우 승리할 경우, 입법부를 장악한 민주당의 발목잡기로 원만한 국정 운영은 어렵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해 둘 다 정치 생명이 끝날 수도 있음을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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