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그냥 눈물 났다"...불체포특권 포기 여부엔 '동문서답'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단식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찾아 눈물을 흘린 자신을 두고 당 안팎에서 냉소적 반응이 나오고 있는 데 대해 "솔직히 정치적 입장을 떠나 단식의 시기를 넘긴 사람을 직접 봤을 때 눈물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이것에 대해서 초현실적이라고 하는 게 초현실적인 게 아니냐"라고 반박했다.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한 박 전 비대위원장은 "제 친구들 중에서도 뭘 너는 거기서 울고 그러냐. 태도가 변했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는 이전의 이념이나 생각이 변한 것은 없다"고 일축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민주당이 계속해서 국민에게 사랑을 받는 정당으로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이 있는데 다음 총선에서 만약에 국민의힘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솔직히 겁이 난다"며 "그런 (복합적인) 측면에서 이재명 대표와 함께 싸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대표에 대한 정치적 입장이 예전에 비해 달라졌느냐는 질문에는 "지금 국민들의 삶이 좋지 못하다는 공감대는 저나 이대표나 같다"면서 "대표께 늘 당당하고 꿋꿋하게 나가셨으면 좋겠다, 같은 말씀을 꾸준히 드렸던 건데 그게 친명, 비명 이런 식의 이분법적으로 비춰지는 측면이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 대표의 단식을 어떻게 보느냐'는 진행자의 거듭된 질문에는 즉답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그는 '이 대표 단식을 두고 여당에서 방탄단식이라고 폄훼한다'는 사회자 지적에 "이 대표 단식은 계기가 되었던, 발화점이 되었건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철거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고, 이에 사회자가 '충분히 명분있는 단식이라는 의미냐'고 묻자 "저는 대표의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간절하면 이렇게 장기간 14일째 단식을 이어가실까라는 생각도 들더라"고 동문서답을 이어갔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한 민주당의 선택지에 대해서는 "저는 원칙적으로 불체포특권에 대해서 반대를 해 왔기 때문에 대표도 그렇게 말씀을 하신 바 있고, 원칙적으로는 그렇게(특권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단식을 하고 있는 사람이 여전히 단식을 하고 있는데 이렇게 불체포특권 얘기를 하는 게 인간적으로 좀 도리가 아니지 않나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진행자가 "단식 중인 이 대표를 영장실질심사장에 보낼 수 없다는 의미냐"고 묻자 "그건 늘 말씀드렸듯이 대표께서 꿋꿋하게 갈 길을 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체포동의안이 올라왔을 때 전 비대위원장으로서, 전 지도부로서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늘 같은 입장이었다. 이재명 대표가 늘 당당히 맞섰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간 특권, 방탄국회에 지쳐있는 국민들의 마음을 유념해서 결정을 하셔야 되는 부분"이라며 "그러니까 민주당도 그렇고 이제 이재명 대표도 그렇고 더 당당하게 대응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박 전 위원장은 지난 11일 이 대표 단식 현장을 찾아 “대표님, 제가 회복식 만들어드릴 테니까 단식 그만하시고 저랑 같이 싸워요"라고 말했다가 구설에 올랐다.
특히 친명계 지도부는 박 전 위원장 눈물에 대해 "단식장에 와서 대표님 상태를 보면 눈물이 나오는 건 자연스러운 상태"라면서도 "정치인의 눈물은 그냥 눈물이 아니다"라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공천을 염두에 뒀다고 보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전혀 염두에 안 둘 수 없다"고 직격했다.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한 서은숙 민주당 최고위원은 "(박 전 위원장이) 너무 차가운 데서 너무 뜨거운 곳으로 갑자기 확 온도가 높아진 것 같다"며 이같이 날을 세웠다.
이에 앞서 전날 친명계인 정청래 최고위원은 "오버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비명계인 조응천 의원도 “중간 단계 없이 갑자기 저렇게 급반전되니까,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초현실적이고 좀 그로테스크해 보였다”면서 공천과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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