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文 격려, 대정부 투쟁 비판할 순 없었을 것”
전원책 “李 단식, 구속 두렵기 때문...출구전략도 없어”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 행보를 두고 당내 비명계 중심으로 '사법 리스크 방어용‘이라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4일 “정치포기” “또 하나의 뇌관” 등으로 직격타를 날린 목소리에 정치권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민주당 중진 이상민 의원은 “(이재명 대표 단식이) 과연 유효적절한 (투쟁) 방법인가, 또 국민적 집중도를 끌어낼 수 있는가라는 점에 의문을 갖는 견해들도 상당히 많다”면서 “이재명 대표 말대로 ‘난감하다는, 할 게 별로 없어서 그렇다’라고 하지만 ‘정치에 대한 포기’라고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날 ytn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이 의원은 “우리 당의 강성 열성 지지자들은 이재명 대표의 단식에 동조하라는 주장도 하지만 대체적인 여론의 흐름은 그렇게 호의적이지는 않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격려 전화가 이 대표에 힘을 실었다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서는 “극한적인 대정부 투쟁을 하는 데 비판하실 순 없었을 것”이라며 “문 전 대통령도 국민과 마찬가지로 걱정하실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 대표가 내세운 3가지 조건에 대해서도 “윤석열 대통령이나 국민의힘이 선뜻 받지 않을 건 충분히 예상되고, 그러면 사실 감당하기가 어렵다”며 “이재명 대표가 (스타일을 구기는 측면이 있더라도) 정기국회가 회기 중인 지금 대의명분을 찾아 스스로 단식을 멈추는 것이 지혜롭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에 대해서는 “지금 검찰이 하는 거 보면 제1야당의 대표를 구속시켜 정치적으로 흠집 내는 게 목적이라는 의심이 든다”면서도 “(그동안 이 대표가) 몇 번에 걸쳐 공언한 (불체포 특권 포기) 약속은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종적으로 구속영장 청구의 정당성 여부는 판사의 영장심사에서 판가름 나게 된다”며 “구속영장이 청구돼 체포동의안 표결 절차에 들어가면 우리가 공언한 대로 ‘판사의 영장심사를 정정당당하게 받고 그 결과에 따르겠다’는 차원에서 체포동의안을 가결시키면 된다는 생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보수 논객 전원책 변호사도 “(이 대표는) 처음부터 단식의 목적이 없었다, (△민생 파괴·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대국민 사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반대 △전면적인 국정 쇄신·개각 등 3가지 요구도) 나중에 나온 얘기”라며 “이재명 대표가 저러고 있는 것은 구속이 너무 두렵기 때문”이라고 혹평했다.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한 전 변호사는 “(이 대표가 (단식) 처음에는 무능 폭력 정권에 대한 국민저항을 아주 거창하게 얘기했는데 지켜보는 사람들은 이게 메시지가 되겠냐, 이건 구속을 면하기 위한 거다, 비판적 시선이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특히 전 변호사는 “대장동, 백현동 그리고 성남FC 후원금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이런 여러 범죄들, 배임이니 뇌물이니 하는 (이재명 대표를 겨냥하고 있는) 파렴치 범죄들이 한꺼번에 전부 다 무죄(가 되는) 엄청난 대반전이 이뤄질 수가 없다”며 “(이 대표의 단식 출구전략은) 없다”고 단언했다.
단식으로 인한 결집 효과에 대해서도 “민주당에서 지금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고 믿고 따르는 개딸, 이재명 대표와 정말 가까운 정성호 의원부터 수석 최고위원이라고 하는 정청래 의원까지 이른바 친명 핵심부들은 어떻든 이재명 대표를 끝까지 지키겠다, 이러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지금 부글부글 끓고 있다”며 “특히 민주당의 대다수를 점하고 있는 수도권 의원들은 표 떨어지는 소리가 하루가 다르게 들린다”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이재명 대표는 “야당 대표가 국회에서 싸워야지, 단식하면 되겠느냐'는 말도 많이 듣는다. 맞는 말”이라면서도 "정치의 더 큰 책무는 국민이 겪는 절망감에 공감하는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국민만 믿고 가겠습니다' 제하의 글을 통해 "많은 분이 단식 천막을 찾아왔다. 어쩌면 일상에 치여 바삐 지낼 때보다 더 깊은 고견을 듣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단식을 결정한 이유와 관련해 "국회에서 하는 것만으로는 국민의 절박한 삶과 끓어오르는 외침에 응답하기에 역부족"이라며 "힘든 사람 곁에서 함께 슬퍼하고 국민의 절박한 삶과 함께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이재명을 찾으려면 저 위가 아니라 바로 옆을 봐달라"며 "때로 흔들리고 지치더라도 오직 국민만 믿고 가야 할 길을 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검찰 조사 소환 일정을 둘러싸고 이 대표와 힘 겨루기를 이어가던 수원지검은 이날 "오늘 오전 10시로 예정된 피의자 조사 절차가 이 대표 불출석으로 인해 무산됐다"며 "국회 일정이 없는 날짜를 택해 사전에 미리 충분한 기간을 두고 요청했으나 2회 연속 불출석한 결과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재명 대표의 단식으로 피의자 조사에 지장이 초래되고 있다"며 “피의자 출석과 조사에 관한 절차에 응해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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