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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의 종교시설인 하늘궁에서 기가 막히는 일이 발생했다.
하늘궁에 입소한 8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부검이 끝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아직은 사인이 뭔지 밝혀지진 않았으나 이상한 점이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10시 30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하늘궁에서 제공한 우유를 마셨다’라는 내용의 119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경기 양주시 장흥면의 하늘궁에서 운영하는 모텔 2층에서 80대 남성 A 씨가 숨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A 씨는 허경영 대표의 신도로 최근 아내와 함께 하늘궁에 입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런데 숨진 채 발견된 그 80세 남성의 주변에는 마시다 만 우유가 있었다고 한다.
대체 그 우유의 정체가 무엇일까?
그 우유에는 '불로유'라는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불로유는 일반 우유에 허경영 씨의 스티커를 붙여 '허경영'의 이름을 외치고 상온에 보관한 우유다. 스티커 가격은 5000원에 20장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하늘궁에서 별도로 만든 우유가 아니라 편의점 등에서 살 수 있는 일반 우유에 하늘궁에서 판매하는 허경영 씨 얼굴 스티커를 붙이고 그 우유에 ‘허경영’이라고 부르면 불로유가 된다는 것이다.
하늘궁을 취재한 적 있는 ‘일요시사’의 김민주 기자에 따르면, 하늘궁 신도들은 이걸 그냥 먹는 게 아니다. 허경영 씨가 “이걸 오랫동안 둬라. 그러니까 6개월, 1년 정도 두면 이게 정말 효능이 더 좋고 더 특별한 우유가 된다”라고 하니까 시중에서 파는 우유를 냉장고도 아닌 상온에서 6개월을 두었다고 먹는다는 것이다.
그게 상하지 않고 온전하게 보존이 되었을 리 만무하다.
그런데 하늘궁 신도들은 신앙이 있는 사람들이 만든 불로유와 믿음이 없는 사람이 만든 불로유는 효과가 다르다고 한다. 그러니까 우유가 상한 건 ‘신앙이 없는 사람’이 허경영 스티커를 붙여서 그렇다는 것이다.
아마도 하늘궁 측은 A 씨의 죽음이 불로유라고 불리는 상한 우유 탓이라는 게 밝혀져도 그런 식으로 빠져나가려 할 것이다.
또 하늘궁에선 산삼인지 인삼인지 모를 삼에 허경영 스티커를 붙여 ‘불로산삼’이라고 파는데 그 한 세트 가격이 자그마치 14만 8000원이라고 한다.
불로유와 불로산삼을 같이 먹으면 피부에 정말 효과가 좋다는 식으로 광고까지 한다고 한다.
그러나 공식적으로는 이게 진짜 건강에 좋은 건지 아니면 몸에 해가 되는 건지 아직 밝혀진 바 없다. 이걸 식품의약품안전처나 국과수에서 검사해 본 것도 아니다.
그러다 보니 결국 이런 사단이 발생한 것이다. 이번에 80대 사망한 노인 옆에서 불로유라고 하는 정체 모를 우유가 발견된 만큼, 수사기관에서 이를 공식적으로 검사할 것이고, 문제가 있다면 허경영 씨는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차제에 정부는 ‘종교’를 빙자한 사이비 행위로 피해자가 발생할 경우, 이를 철저하게 수사해 발본색원할 필요가 있다.
종교가 치외법권 지역이 되어선 안 된다. 종교 기관은 도덕성에 있어서 당연히 일반 시민보다 더 엄격해야 하겠지만, 특히 법을 위반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
‘성금’이라는 명목으로 신도들의 고혈을 착취하는 사이비 종교, 그리고 자신을 신격화하는 사이비 교주는 사회악이다. 그들의 존재가 사회의 약한 부분을 허물어뜨리고 우리 사회가 건강한 사회로 발전하는 걸 저해한다.
타락한 정치인들도 문제지만 종교인이라는 가면을 쓰고 부패 속에 숨어지내는 해충과 같은 그들도 문제다.
이번에 발생한 하늘궁 불로유 사망 사건이 그런 해충과 같은 존재들을 우리 사회에서 몰아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그러자면 무엇보다도 우리 주변에 그와 유사한 집단이 있는지, 살펴보고 주변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
특히 윤석열 정부와 수사기관은 종교집단의 사기행각에는 단호하고도 엄정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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