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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소환조사를 마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2일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를 향해 "야당 말살 책동을 중단하라"라며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런 걸 두고 적반하장(賊反荷杖)이라고 한다.
전날 성남FC 후원금 사건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 이재명 대표의 모습은 정말 가관이었다. 민주당 의원들을 병풍처럼 두르고 검찰 포토라인에 서서 민주투사 행세를 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런데 정작 검찰 조사실에 들어가서는 법망을 빠져나가기 위해 ‘법꾸라지’처럼 행동했다.
실제로 이 대표는 미리 준비한 진술서를 제출하고 검사의 신문에 진술서로 갈음한다거나 의견을 묻지 말라는 식으로 일관했다고 한다.
또 검찰이 네이버 관계자가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을 접촉하고 정리한 문건을 제시하자 이 대표는 “정진상이 그랬다고?”라며 반문하고는 ‘처음 본다’ ‘몰랐다’라는 등 모르쇠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측근이라면 정진상 정도는 돼야지’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던 이 대표가 정작 검찰의 추궁으로 궁지에 몰리자 ‘도마뱀 꼬리 자르듯’ 손절해 버린 것이다.
성남FC 후원금 사건과 관련, 검찰이 이 대표에서 적용한 혐의는 ‘제3자 뇌물죄’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6∼2018년 네이버, 두산건설, 차병원 등 기업들로부터 170억여 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이들 기업에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지난해 9월 30일 성남FC에 후원금 55억 원을 내고 두산그룹이 소유한 분당구 정자동 병원부지 3000여 평을 상업 용지로 용도 변경하는 데 특혜를 받은 혐의로 전 두산건설 대표 A씨 등을 먼저 기소한 뒤 나머지 기업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왔다.
최근 네이버와 차병원도 각각 30억 원대 후원금을 내고 그 대가로 제2사옥 및 의료시설 용적률 상향 등의 편의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이라면 딱 떨어지는 제3자 뇌물죄다.
그런데 이재명 대표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거나 공범으로 적시된 사건은 이 외에도 부지기수다. 아무리 제1야당 대표라고 해도 비리 혐의가 있으면 조사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죄가 드러나면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게 정의이고 법치다.
이를 두고 ‘야당 말살 책동’이라며 광분하는 이재명 대표가 오히려 이상한 것 아니겠는가.
그리고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정적 제거', '사적 복수에 공적 권한을 사용하면 도둑이지 공무원이냐”라고 했는데, 이 대표에 대해 진행 중인 수사는 대부분 지난 대선 때 민주당 경선 상대였던 이낙연 전 의원에 의해 제기되거나 고발된 사건들이다.
없던 사건을 윤석열 정부가 만들어내고 수사하는 게 아니다.
더구나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2013∼2015년 검찰에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사건을 잘 봐달라는 취지로 부탁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마당이다.
김 씨가 권순일 전 대법관을 통해 이 대표의 재판에 개입했다는 의혹은 제기됐지만, 수사에 개입했다는 진술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게다가 쌍방울그룹 김성태 전 회장마저 태국에서 검거됐다고 한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에 대해 "(이재명 대표에 대한 영장청구, 기소보다) 쌍방울 김성태 회장이 더 걱정"이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앞서 쌍방울그룹의 각종 비리 의혹과 막대하게 발행된 전환사채(CB)가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에 쓰였다는 의혹을 받던 김성태 전 회장은 지난해 5월31일 인천공항을 통해 싱가포르로 출국, 자취를 감췄다.
우리 정부는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하는 한편 뒤를 밟던 중 태국 빠툼타니 리조트에 머물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 현지 경찰 당국의 협조를 얻어 지난 10일 검거했다.
특히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빚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연결고리가 주목받고 있다.
어느 하나라도 가볍게 여길 사건이 아니다. 그런 그가 자신을 향한 정당한 검찰 수사를 "야당 말살 책동"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리는 걸 보면, 하품이 나올 정도다.
다시 말하지만, 이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는 ‘야당 말살 책동’이 아니라 비리 혐의자에 대한 정당한 수사기관의 활동이다.
이 대표는 "쌍방울과 인연은 내복을 하나 사 입은 것밖에 없다"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지만, 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는 국민은 별로 없다. 상습적인 거짓말에 국민도 질려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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