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낙연 고립화' 전략 등 신당 견제 본격 가동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23-12-17 14: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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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金-鄭 전 총리 회동...'李 반대' 원내 서명도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당 창당 행보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지만 이를 압박하는 당 차원의 견제가 본격화되면서 험로가 예상된다.


    이 전 대표는 17일 공개된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변했다. 우리가 자랑스럽게 여겼던 민주당의 정신·가치·품격 이런 게 잘 보이지 않는다"라며 "간판만 붙들고 있다고 민주당이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민주당 탈당을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신당 창당을 '야권 분열'이라고 지적하는 데 대해서는 "‘진정한 민주세력’을 키우는 것"이라며 "분열이 아니라 증강"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사법리스크'를 지목하면서 "대표 뿐만 아니라 많은 의원들이 연루돼 있다. 그걸 없는 척하면서 딴 얘기만 자꾸 하고 있으니 국민들이 답답하게 느끼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에 앞서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지금의 국가 위기와 정치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에 대해 큰 줄거리에서 뜻을 같이하고 있다”며 신당 '한국의 희망', '새로운 선택'을 각각 주도하고 있는 양향자 의원, 금태섭 전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을 띄우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 전 대표를 겨냥한 당 차원의 고립화 전략 등 비명계 견제가 본격화됐다는 관측이다.


    우선 이재명 대표가 김부겸·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회동을 추진하는 데 대해서도 ‘이낙연 신당’을 고립시키기 위해 ‘3총리 연대’ 가능성 차단을 염두에 둔 전략적 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지난 14일 강득구 강준현 이소영 등 친명계 초선 3명이이 전 대표의 신당창당을 만류하는 취지의 단체 대화방을 개설해 나흘 째인 현재 우원식, 윤후덕, 김영주 의원 등 67명이 연대서명에 동참한 상황을 두고도 같은 취지의 진단이 나온다.


    내년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예비후보자들도 일제히 이낙연 신당 공세에 합류하는 모습이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전날 출판기념회에서 “그 길을 가 본 경험자 선배가 드리는 충언”이라며 “10리도 못 가 발병 날 그 길은 가지 말라”고 만류했다.


    전남 해남완도진도 선거구 출마를 선언한 박 전원장은 ‘이낙연 신당’에 대한 사회자 질문에 “미쳤다. 미쳤어. 지금 민주당은 단합만이 최선”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김원이(전남 목포), 이병훈(광주 동남을), 이개호(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의원이 전화해 유튜브나 방송에 출연하게 되면 이낙연 신당에 절대 가지 않을 것임을 얘기해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전날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업무도 같이 했지만, 이낙연 신당에 갈 일은 전혀 없을 것”이라며 “범민주 진보 진영에서 이 전 대표가 정치적 선택은 할 수 있겠지만 시대적 과제, 시대적 방향은 저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초선인 정일영 의원도 이날 “당의 어른이 무책임한 행보를 보인다”며 “소위 비명계조차 선을 긋는 대표님의 행보에 과연 명분과 진심이 담겨있는지, 나라와 국민을 위해 무엇이 올바른 선택인지 고민해달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지난 대선 당시 지근거리에서 이 전 대표를 도왔던 인사들까지도 등을 돌리면서 이낙연 신당 추진 동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대선캠프 대변인이었던 이병훈 의원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어 "신당에 참여 의사가 없고, 반대한다"고 밝혔고 대선캠프 상임부위원장이었던 이개호 정책위의장도 페이스북에서 "지금은 민주당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고 거리를 뒀다.


    이 전 대표의 최측근인 윤영찬 의원도 최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좀 더 당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가셔도 되는 것 아니냐, 왜 이렇게 서두르시는 것이냐' 이런 말씀을 드린 적은 있다"며 "속도가 너무 빠른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앞서 이낙연 보좌관들이 주축이 된 민주당 원외 모임 ‘민주주의 실천행동(실천행동)’은 최근 토론회를 열고 결의문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정치·정당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행동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들은 “다른 사람의 목소리와 삶을 존중하는 다원주의에 가치를 분명히 세우고 민주주의를 실천한다”며 “말의 자유에 칼을 대는 용산 전체주의를 거부한다. 폭언과 막말로 이견을 색출하는 개딸 전체주의를 거부한다. 스스로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세계를 꿈꾼다”고 강조했다.


    실천행동은 창당 준비를 위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조직을 구성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약하지만 작은 시민모임이 내년 총선 그리고 다음 대선 때 어디까지 향할지 주목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실천행동에는 친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신경민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 박병석 모색과대안 대표와 지난 대선 당시 이낙연 전 대표 캠프에서 활동했던 김효은 전 선대위 대변인 등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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