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을 대통령으로 뽑은 대가는 ‘사법파괴’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26-03-04 14: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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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그동안은 더불어민주당이 피고인 이재명을 구하기 위해 사법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사법파괴 3법’을 밀어붙이는 등 입법 폭주를 자행해 왔다.


    이재명 대통령 본인이 직접 나서는 건 자제해 왔다. 아마도 국민의 눈치를 살피느라 그랬을 것이다. 그런데 민주당의 막가파식 횡포에도 최근 국정 수행 지지율이 높게 나오자 이제는 눈치고 뭐고 없다는 식으로 나온다.


    본인이 직접 나서서 자신을 기소한 검찰을 향해 칼을 겨눈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은 4일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이 대통령에게 돈을 건넨 사실이 없다고 말한 녹취 내용이 보도된 것을 두고 검찰이 ‘증거조작’, ‘사건 조작’을 하면 안 된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필리핀을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해당 보도를 공유한 뒤 “정의 실현을 하라고 국민이 맡긴 수사 기소권으로 누군가를 죽이고 빼앗고 감금하기 위해 하는 증거조작, 사건 조작은 일반 범죄자가 저지르는 강도나 납치 살인보다 더 나쁜 짓이다”라고 적었다.


    검찰은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였던 2019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공모해 김 전 회장에게 경기도가 북한에 지급하기로 약속한 ‘황해도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0만달러와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을 대납하게 했다며 지난 2024년 6월 제3자뇌물 혐의 등으로 기소한 바 있다. 관련 재판 절차는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중단된 상태다.


    이 중단된 재판에 사실상 최고 권력자가 ‘사건 조작’이라고 규정하고 나선 셈이다. 그러니까 검찰은 공소를 취소하라는 일종의 압력이다.


    민주당에서는 공소 취소를 추진하는 국회의원 모임까지 만들어진 상태다.


    어디 그뿐인가.


    민주당은 법조계의 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어코 ‘사법 3법’을 밀어붙이고 말았다.


    먼저 사실상 4심제인 재판소원을 도입하는 것은 개헌 사항에 해당하며, 소송 종결 지연과 법적 안정성 훼손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권력자인 이 대통령에겐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대법원 확정판결을 마음대로 뒤집을 절호의 기회이지만 일반 대다수 국민은 강자의 시간 끌기 희생양이 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는 것.


    또 법왜곡죄는 죄형법정주의를 무너뜨리는 형벌 입법인 동시에 수사·재판의 실질적 기능이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가 나온다.


    기준조차 불분명한 상태에서 형사적으로 처벌하겠다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할 뿐만 아니라 정치적 기소와 보복성 고발의 빌미가 될 수 있으며, 특히 판사·검사의 독립적 판단을 위축시키는 압박 수단으로 악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미 직무 유기·직권남용 등 처벌 규정과 국가배상 제도가 존재하는데 또 다른 형벌 조항을 덧붙이는 것은 제도 개선이 아니라 사법부·검찰에 대한 형사적 통제 장치를 추가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대법관을 26명으로 증원하는 내용도 문제다. 모두 22명의 대법관을 이재명 대통령이 뽑는 셈이다, 이는 사법부 장악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 이해 당사자인 대통령이 대법원 구성에 광범위한 인사권을 행사한다면 사법부 독립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박승서 제35대 변협회장, 김정선 제5대 여변회장 등 총 14명의 전임 변협·여변회장이 4일 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사법개혁 3법'을 "입법 폭주"로 규정하면서 4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행사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것은 이런 연유다.


    이런 입법은 결코 사법개혁라고 할 수 없다. 삼권분립의 균형을 허물고 권력 지형을 재편하려는 시도로 위헌적 요소가 명백한 법률안인 만큼 이 대통령은 마땅히 재의요구권을 행사해야 한다.


    그게 대통령에게 주어진 헌법적 의무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 대통령 본인이 직접 피고인 신분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서는 마당에 민주당이 알아서 자신의 범죄 흔적을 지워주는데 거부권을 행사할 리 만무하다. 대한민국은 지금 피고인을 대통령으로 선출한 대가를 치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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