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송영길 들썩…왜?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23-11-13 14: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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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정치의 계절이 다가온 모양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5개월여 앞두고 거침없는 정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아마도 총선 출마를 위해 신당을 창당하려는 모양이다.


    이들이 신당을 창당할 경우, 민주당은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물론 이들은 모두 형식적으로는 당내 인사가 아니라 민주당 밖 인사들이다. 조국 전 장관은 민주당 당적을 가진 게 아니고, 당 대표직을 지냈던 송영길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상태다.


    그러나 그들이 비례대표용 위성 정당을 만든다면, 국민은 그 정당을 민주당의 자매정당으로 인식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민주당이 그들의 신당 창당을 아무리 개인적인 선택이라며 거리를 두는 형식을 보이더라도 국민은 믿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민주당은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에는 악영향을 미쳐 선거 패배를 자초할 것이 불 보듯 빤하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게 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조 전 장관과 송 전 대표의 출마 또는 창당설은 총선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구체화하고 있는 까닭이다.


    특히 최근 연달아 신간을 발표하고 출판기념회 행사를 여는 등 공개 행보가 잦아지면서 현실정치 참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조 전 장관은 지난 9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경남 양산 평산책방을 찾아 사인회를 진행했다. 이어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정권 심판, 민주진보진영의 총선 승리, 정권교체 등은 제 개인에게도 가장 큰 명예회복이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장관도 교수도 아닌 주권자 시민으로서 할 일을 하겠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그는 연말까지 세종시와 광주 등에서 북콘서트를 잇따라 개최할 예정이다. 이런 행보는 단순히 돈벌이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정치참여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송영길 전 대표도 신간 출판기념회를 열고 정부를 향한 작심 발언으로 주목도를 높였다.


    심지어 그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탄핵을 주장하며 이런 건방진 놈이 어디 있나. 어린놈이 국회에 와서 (국회의원) 300명, 자기보다 인생 선배일 뿐 아니라 한참 검찰 선배인 사람들까지 조롱하고 능멸하고 이런 놈을 그냥 놔둬야 하겠느냐라고 비난을 쏟아냈다.


    이 같은 원색적 발언이 이른바 개딸이라고 불리는 강성지지층에게는 시원한 사이다 같은 발언일 수 있지만, 정상적인 사고를 지닌 유권자들이라면 눈살을 찌푸릴 것이다.


    결과적으로 두 사람의 출마가 민주당의 집토끼를 잡는 효과를 내는 대신, 중도층인 산토끼를 멀리 쫓아내는 역효과를 동시에 가져오는 셈이다.


    따라서 민주당은 그들과 확실하게 선을 긋는 게 유리하다.


    그들과 절연하는 확실한 방법은 위성 정당을 창당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21대 총선에 적용했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면서 위성정당 방지를 위한 해법을 찾겠다고 공언했지만, 그런 방법은 현실적으로 없다.


    여야가 선거제 관련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회귀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서 위성 정당의 탄생을 막는 장치를 마련하지 않고, 오히려 여야가 모두 위성 정당을 창당한 업보다.


    현재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이준석 신당이나 조국 신당은 모두 사실상 비례용 정당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한 해법으로 병립형 비례대표제가 고개를 들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극한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양당제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다당제를 정착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따라 도입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일부 못된 정치꾼들의 신당 창당을 위한 제도로 악용되고 있으니 답답하기 그지없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이를 다시 과거로 회귀해서 양당제를 고착화하는 것이 옳은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어느 정당이 더 유리한가를 보지 말고 어느 제도가 정치 발전에 더 유익한지, 그것을 보고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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