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천안함 자폭’ 등의 발언이 문제가 되어 혁신위원장에서 사퇴한 ‘이래경 인선 사태’로 더불어민주당이 큰 혼란에 빠진 모양새다.
당내에선 ‘이재명 대표 사퇴론’마저 다시 점화하고 있다.
급기야 필요한 것은 ‘혁신위원회’가 아니라 ‘비상대책위원회’라는 목소리까지 분출하기 시작했다. 이재명 대표 체제로는 안 되니 이 대표가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는 요지부동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지난 5일 인선 9시간여 만에 물러난 이래경 사단법인 ‘다른백년’ 이사장을 대신할 적임자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비대위 체제가 아니라 당 대표 아래 혁신위를 만들겠다는 애초의 구상을 그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의미다.
그러니 비명계가 ‘부글부글’ 끓어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실 이래경 사태의 모든 책임은 이재명에게 있다.
당 지도부 그 누구도 이래경 혁신위원장 내정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한다.
이 대표가 인선 발표 하루 전인 지난 4일 저녁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고 느닷없이 이래경 씨를 단수 추천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일방적으로 통보한 셈이다. 그러니 그에 대한 검증을 제대로 할 수 없었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인사 대참사가 벌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당 대표로서 그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게 맞다. 그런데도 그는 물러날 생각이 전혀 없다.
사실 그렇게 비정상적인 사람을 혁신위원장으로 선임한 것을 보면, 이재명의 혁신이라는 게 얼마나 ‘개판’이 될지는 가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이래경이가 어떤 사람인가.
‘천안함 자폭’, ‘코로나 미국발’ 등 이상한 헛소리를 하는 사람이라는 것도 문제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여러 범죄 혐의로 피의자가 된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 대책위원회’를 추진했던 자라는 점이다.
아마도 이재명 대표가 생각하는 혁신은 그런 이상한 사람을 앞세워 자신을 몰아세우는 비명계에 ‘일격’을 가하는 것으로 여기는 모양이다. 즉 자신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척결하는 걸 ‘혁신’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런 황당한 음모론자를 혁신위원장으로 내정할 수 있겠는가.
문제는 그런 정당이 내년 4월 총선에서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겠느냐 하는 점이다.
당내 비명계 인사들도 그런 점을 우려한다.
이재명 대표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5선 중진의 이상민 의원은 7일 KBS 라디오에서 “사법 리스크부터 자신의 결함을 안고 출발한 이재명 체제였고, 이후 ‘돈봉투’나 ‘김남국 의원 코인’ 건 등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중요 대목에서 이를 잘 하지 못했다”라면서 “이 대표의 결함과 한계이기 때문에 이를 제거하려면 스스로가 퇴진하는 것이 맞다”라고 했다.
재선의 김종민 의원도 SBS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계속해서 강성지지층과만 함께 가겠다, 또는 국민 여론과 민심, 중도층 확장과 같은 것들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민주당 내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면서 “이 대표가 심각한 결단이나 판단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압박했다.
그런데도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시점이어서 아직은 공천권을 거머쥔 당 대표의 눈치를 보느라 이런 목소리가 당내에서 크게 탄력을 받지는 못하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이재명 체제로는 공천을 받아도 본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이재명 퇴진론이 봇물을 이를 것이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늦다.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재명 대표가 물러나야 할 시점은 바로 지금이다. 시기를 더 늦추어선 안 된다.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혁신위원회가 아니라 즉각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다. 민주당 제1 혁신 과제는 이재명을 물러나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건 이재명 체제의 허수아비 혁신위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지금 당장 비대위가 들어서야 하는 이유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