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IA 도·감청 의혹은 ‘가짜뉴스’?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23-04-11 14: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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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미국 정보기관 중앙정보국(CIA)이 한국 정부를 도·감청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은 최근 SNS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대한 미 정부의 기밀문건이 유출됐고, 여기에 김성한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 등 외교 안보라인 관계자들이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심하는 대화가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문서에는 해당 정보가 미국 정보당국이 전화 및 전자메시지를 도청하는 데에 사용하는 시긴트(SIGINT·신호 정보) 보고에서 확보됐다는 표현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이라면 이는 심각한 문제다. 하지만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따라서 보도의 진위를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런데도 더불어민주당은 이 같은 외신 보도를 마치 진실인 양. 윤석열 정부 때리기 호재로 삼는 모양새다.


    실제로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1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동맹국에 적극적으로 항의해 바로잡는 것이 우선"이라며 “외교사에 더는 치욕을 남기지 말고 미국에 즉각적인 항의와 재발 방지 대책을 공식 요청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국정을 책임진 세력으로서 국민에 대한 사과의 입장을 밝히는 게 우선이건만 '동맹을 흔드는 세력은 국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며 정치적 공세로 겁박하기 바빴다"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크다.


    대통령실은 이날 ‘미 정부의 도·감청 의혹’과 관련해 언론에 배포한 공식 입장문을 통해 “(미국 정보기관의) 용산 대통령실 청사 도·감청 의혹은 터무니없는 거짓 의혹”이라고 밝혔다.


    해당 문건의 상당수가 위조됐다는 것이다.


    앞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도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방문을 위해 출국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공개된 정보 상당수가 위조됐다는데 한미의 평가가 일치한다”라며 “오늘 아침에 양국 국방부 장관이 통화를 했고 양국 견해가 일치한다”라고 강조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이날 오전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의 군사기밀 누출 언론 보도 상황에 관해 설명했으며, 통화는 오스틴 장관이 요청해 이뤄졌다고 한다.


    이 같은 대통령실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누군가 위조된 문건을 의도적으로 미국 언론에 흘려 한미 관계에 악영향을 끼치도록 할 뿐만 아니라 전쟁을 일으킨 전범국 러시아에 힘을 실어준 셈이어서 미국이 가만히 있을 리 만무하다.


    미국은 자국 법무부를 통해 위조 문건이 자국 언론에 흘러 들어간 경위와 그 배후 세력을 색출하기 위해 움직일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시간이 좀 필요하겠지만, 그런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만으로도 뉴욕타임스 등의 도·감청 보도는 ‘가짜뉴스’라는 게 입증되는 셈이다.


    그때까지는 야당도 이 문제를 침소봉대(針小棒大)해선 안 된다. 가짜뉴스를 퍼트려 이득을 보려는 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행위이자 전범국 러시아를 이롭게 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짜뉴스’를 맹신한 민주당은 마치 미국 언론의 보도가 정부의 공식 발표보다도 우선인 듯 설쳐대고 있으니 문제다.


    사실 이런 가짜뉴스는 미국에만 있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무더기로 쏟아져 나온다.


    국민의힘이 "가짜뉴스라는 독버섯을 이번엔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라며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은 이런 이유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처음 주재한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방문한 부산 횟집의 친일 논란 등을 지적하면서 "무분별한 네거티브와 가짜뉴스, 악의적 정치공세는 지금보다도 더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일 ‘더탐사’는 윤 대통령이 방문한 부산 해운대 '일광수산횟집'에 대해 '일광이 영어로 선라이즈, 욱일기의 상징'이라며 친일 의혹을 제기했다. 이 매체는 김의겸 민주당 의원과 함께 윤 대통령,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이 심야 술자리를 가졌다는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의 보도 역시 이런 ‘가짜뉴스’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이 계속해서 허위 네거티브 의혹을 제기해 국민을 선동한다면 이는 북한의 끊임 없는 도발과 핵 위협 속에서 한미동맹을 흔드는 자해행위이자 국익침해 행위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지금은 문건의 진위가 가려질 때까지 기다려야 할 때다. 야당 의원들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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