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최근 서울시의회에서 발의된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주는 내용의 건의안을 두고 ‘차별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 38명은 지난 2월 ‘노인은 최저임금법 적용을 제외하자’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 건의안’을 발의했고 이를 두고 노인 노동자들 사이에서 차별을 부추긴다는 강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고현종 노년유니온 사무처장은 18일 오전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노인과 청년세대를 갈라치기해 이득을 얻겠다는 정치공학적 생각”이라고 맹비난했다.
고 사무처장은 “노인 분들은 현장에서 ‘우리가 은퇴 후에도 일을 하는 게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고 말을 한다”며 “나이 많다는 이유로 차별하는 건 패륜적 발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결국 노동시장내 청년과 노인이 있는데 가격이 싸야 노인을 고용하지 않겠느냐 하는데 결국 청년들의 일자리를 뺏는다는 결론이 나온다”라며 “노인들의 고용과 관련해서는 고용 정책이라든가 경제 성장을 통해 풀어야지, 청년들 일자리를 가지고 임금을 싸게 줘서 노인들을 고용시키겠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이 세계 1등이고 OECD 평균보다 3배가 높고 노인자살률도 세계 1등”이라며 “그러면 결국 최저임금이라는 게 사회안전망인데 그걸 걷어내게 되면 노인빈곤이나 자살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건의안이라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반박에 대해서는 “지금 윤석열 정부에서는 최저임금을 지역과 업종별로 차등해 둔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이제는 지역과 업종을 넘어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해, 그리고 그 다음 노인들에게까지 점점 확대를 시키고 있다”며 “이건 결국 최저임금을 무력화시키려고 하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이어 “노인과 청년세대를 갈라치기해서 뭔가 이득이 있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노인들을 공격하면 청년들의 표를 얻을 수 있겠다는 얄팍한 정치공학적 생각이 깔려 있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거듭 비판했다.
그는 최근 이슈가 된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와 관련해서도 “이것 역시 세대 간 갈라치기에 중점이 있다고 보는데 세대 간 갈라치기를 한다고 해서 사회가 발전하지는 않는다”라며 “당장의 정치적 이익은 얻을 수 있겠지만 결국 갈라치기가 아니라 세대 간 연대와 협력, 이런 기조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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