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세력확장에 나서라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22-02-07 14:2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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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는 후보는 상대진영에 있는 사람들까지 포용하는 확장성 있는 후보다.


    애초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와 여성 범죄심리 분석전문가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 등 진보진영 인사들을 영입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승리를 점쳤던 것은 그런 이유다.


    그런데 이후 이준석 당 대표가 그들을 비토하면서 김한길 전 대표의 존재감은 보이지 않게 되었고, 이수정 교수마저 떠나고 말았다.


    윤석열 후보가 내놓는 메시지는 ‘보수결집’에는 효과가 있겠지만, 중도 표심을 끌어모으는 데에는 되레 장애가 되는 것들도 많았다.


    그 후유증은 심각하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 나타나듯 정권교체 여론이 과반이지만,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 가까스로 오차범위 안팎에서 우세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이건 정말 황당한 일이다.


    왜냐하면,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몸통’으로 지목되면서 민주당 경선 막판에는 경쟁자인 이낙연 후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득표율을 보일 정도로 ‘형편없는 후보’인 까닭이다.


    게다가 부인 김혜경 씨의 ‘황제 갑질’ 의혹에 장남 ‘특혜 입원’ 의혹과 차남 상습도박 의혹 등 가족 리스크까지 넘쳐나고 있는 마당이다.


    이런 후보를 상대로 윤석열 후보가 접전을 벌인다는 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대체,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진 것일까?


    이준석 대표가 ‘우리만 결집하면 이긴다’라는 망상에 사로잡혀 윤석열 후보가 세력확장을 꾀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는 탓이다.


    그러나 선거는 결코 ‘진영 결집’만으로는 승리할 수 없다. 그런 식으로 선거를 치른 이준석 대표는 자신의 국회의원 선거에서조차 단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는 ‘낙선의 달인’이다. 3번 모두 낙선했다. 더구나 대통령 선거와 같은 큰 선거를 치러본 경험도 없다.


    그런 사람이 대선을 이끌면 결과는 빤하다. 따라서 한발 뒤로 물러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자신이 전면에 나서지 못하도록 하면 ‘몽니’를 부리고, 그래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전면에 나서도록 해주면 외연 확장에 방해가 되는 일만 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도 그렇다.


    원희룡 정책본부장이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초박빙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안 후보와 단일화해야 한다”며 “언급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각자 후보 등록을 한 다음 단일화를 하려면 더 어려워진다”라며 “국민을 안심시키는 쉬운 단일화로 가야 한다”고 했다.


    단일화 협상 시한으로는 후보 등록 마감일인 오는 14일을 제시했다.


    그러자 이준석 대표가 같은 날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후보 등록이 열흘 남짓 남은 상황에서는 불가능하다”라고 반대했다.


    결국, 윤석열 후보가 직접 총대를 메고 나서야 했다.


    윤 후보가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단일화를 배제할 필요는 없다”라고 밝힌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윤 후보는 “단일화를 한다면 안 후보와 내가 전격적으로 결정한 사안”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준석 대표에게 나서지 말라고 일종의 경고를 날림 셈이다.


    윤석열 후보의 판단이 맞다. 국민 과반이 정권교체를 열망하고 있는 만큼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손을 잡을 수 있는 세력과 손을 잡겠다는 윤 후보의 결정을 존중한다.


    나아가 과거 국민의당에서 안철수 후보와 함께했다가 유승민 일파와 통합하는 과정에서 이탈한 ‘반민주 호남’ 인사들과도 손을 잡을 필요가 있다.


    그래야 국민이 바라는 압도적 정권교체가 이뤄지는 것이다. 그래야만 호남에서도 적극적인 민심 변화가 일어날 것이고 나아가 ‘국민통합 정부’도 달성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다시 한번 강조한다.


    이준석 대표가 추구하는 ‘보수결집’만으로는 결코 승리할 수 없다. 특히 상대가 행정부에 입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까지 장악하고 있는 집권세력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보수에 중도, 나아가 대화가 가능한 온건한 진보세력까지 모두 끌어안고 가야 한다. 결과적으로 윤석열 후보의 포용력이 이번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것이다. 윤 후보는 보수에 머물러선 안 된다. 중도를 넘어 진보 영역까지 세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윤석열 후보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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