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비례제 갈등과 '이낙연 등판'으로 분당 가능성 커지나

    정당/국회 / 이영란 기자 / 2023-11-30 14:2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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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낙연 “준연동형제 유지가 맞다... 국가 위해 할 일 늘 생각”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내년 총선 비례대표 선거제 개편 논의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준연동형제' 유지와 '병립형제' 회귀를 놓고 계파 간 힘겨루기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낙연 전 대표 등판으로 분당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와 주목된다.


    이낙연 전 대표는 30일 "민주당이 예전부터 견지해 온 하나의 원칙이 있다. 다당제를 지지해 온 편"이라며 "우리가 오랫동안 지향했던 가치와 배치되는 결정을 하거나, 또는 민주당의 오랜 응원단이었던 시민사회 기대를 저버렸을 때 그것이 승리로 갈까, 아닐까 이건 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한 이 전 대표는 특히 "승부와 관계없이 약속을 지키는 걸 국민은 더 바랄 것"이라면서 앞서 전날 '병립형 비례제 회귀'에 힘을 실었던 이재명 대표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8일 유튜브를 통해 “선거는 승부인데 이상적 주장을 멋있게 하면 무슨 소용있겠냐”라며 “정상적인 정치가 작동하는 사회라면 우리도 상식과 보편적 국민 정서를 고려해 타협과 대화를 할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다당제에 조금 더 도움이 되는 선거제도를 가져오는 게 맞을 것"이라며 "위성정당 포기를 전제로 하는 준연동형제 유지가 지금 시대의 요구에 맞다"고 강조했다.


    특히 "예전부터 개인보다는 당, 당보다는 국가를 우선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아왔고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결기를 보이면서 "면역체계가 무너지면 회복 능력을 상실하게 되는데 지금 민주당이 그런 상태"라고 진단해 ‘신당 창당’ 가능성을 열어놓은 게 아니냐는 전망도 초래했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를 주장해 왔던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들이 “말 바꾸고 약속 뒤집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대놓고 거꾸로 갈 작정이냐”며 더 큰 목소리로 '병렬형 회귀' 의중을 드러낸 이재명 대표를 성토하자 '분당 전초전'이 이미 시작됐다는 관측마저 나왔다.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의원도 "노무현의 삶을 진짜 바보라고 생각하는 게 이(재명) 대표"라며 날을 세웠다.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한 유 전 의원은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 있냐?' 노무현은 멋있게 여러 번 졌다. 자기가 무슨 놈의 노무현의 정신을 이어받은 사람이야. 완전히 노무현을 부정하는 얘기"라면서 이 같이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특히 "이번에 저 약속을 완전히 져버리고 병립형으로 후퇴한다면 민주당에 대한 신뢰, 또 이 대표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무너지기 때문에 (그에 따른) 손실이 훨씬 더 클 것"이라며 분당 가능성을 경고했다.


    조응천 의원도 "정치의 생명은 약속을 지키는 것인데 선거 유불리에 따라 이를 뒤집어선 안 된다"며 이 대표 비판에 가세했다.


    이날 오전 YTN 라디오에 출연한 조 의원은 "이 대표는 지난 대선과 전당대회에서 비례민주주의 강화와 위성정당 금지를 약속한 바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가)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반드시 정치개혁을 이뤄내겠다고 수시로 약속했다"며 "그런데 22대 총선을 앞두고 불리하다는 이유로 병립형으로 회귀할 듯한 뉘앙스를 풍기는 것은 결국 약속을 뒤집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과거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이 위성 비례정당을 하겠다고 했을 때, 민주당은 꼼수라고 실컷 손가락질하다가 결국 전당원 투표를 거쳐 위성 비례정당을 받아들였다"며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 당시에도 성추문으로 인한 보궐선거에는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고 전당원 투표로 엎은 이후 연전연패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선거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약속을 지키고 명분을 지켜야 한다"며 "(병립형으로 회귀한다면) 소탐대실"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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