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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집권 여당이 깊은 수렁에 빠진 모양새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제1야당에 두 자릿수 격차로 밀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당 대표 리스크에 이어 '2021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도 이런 지경이라면 이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실제로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2004명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민주당 46.2%, 국민의힘 33.8%, 정의당 1.9%, 기타정당 2.3%, 없음·잘모름 15.9%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수도권인 서울(민주 43.6%, 국힘 32.9%)과 경기·인천(민주 45.2%, 국힘 34.7%)뿐 아니라 대구·경북(민주 40.2%, 국힘 38.9%), 부산·울산·경남(민주 41.3%, 국힘 38.9%)에서도 민주당에 밀렸다.(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p다.)
물론 여야가 팽팽하게 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24~25일, 전국 남녀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는 국민의힘이 38.6%, 민주당이 36.0%를 기록했다. 송영길 전 대표를 선출한 지난 2021년 5·2 전당대회에서 돈봉투가 살포됐다는 녹취가 공개된 여파로 민주당 지지율은 직전 대비 민주당은 4.6%p나 급락했다. 그러나 여당은 반사이익을 얻기는커녕 오히려 0.8%p 하락했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휩싸인 민주당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무당층만 늘어난 것이다.
실제로 이 조사에서 ‘지지 정당이 없다’는 무당층은 19.3%를 기록했다.
심지어 이른바 '제3지대 신당'이 창당될 경우 지지하겠다는 국민은 무려 30%에 달했다.
물론 양당 체제가 공고한 까닭에 여전히 기존 정당을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51.3%에 달했지만, 무당층이 급격히 증하고 제3지대를 선호하는 유권자가 증가한다는 것은 그만큼 패권 양당에 실망한 국민이 많다는 의미다. 따라서 양당 모두 겸허하게 반성해야 한다. 특히 집권세력의 반성이 필요하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물론 금태섭 전 의원이 깃발을 들고나선 '제3지대 신당'의 성공 가능성은 회의적이다.
당장 신당 성공에 꼭 필요한 대권주자 존재의 부재, 신당 성장 및 안착에 유리하지 않은 선거제도, 2016년 총선 이후 한동안 펼쳐졌던 '중도·개혁보수 신당' 실험 실패의 학습효과 등으로 인해 국민의 기대가 그리 크지 않은 탓이다.
그렇더라도 신당이 창당된다면 타격을 더 크게 입는 쪽은 제1야당이 아니라 여당일 것이다.
어쩌다 집권 여당이 이런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일까?
새 지도부 출범 이후 최고위원의 연이은 실언과 지도부 간의 갈등으로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태영호 최고위원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전당대회는 여론조사 3% 꼴찌로 시작했으나 그렇다고 엄한 곳에 도움을 구걸하지도 않았다"라고 언급했다.
지난 3·8 전당대회 당시 극우 성향 전광훈 목사에게 도움을 요청한 김기현 대표를 우회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당내에서 태 최고위원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오자 태 의원은 뒤늦게 김 대표를 지칭한 게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한 번 붙은 불을 진화하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사실 이처럼 지도부 안에서 잡음이 나오는 것은 김 대표가 자초한 측면이 있다. 당내에서 설화를 빚은 최고위원들에 대한 징계 요구가 나왔음에도 경고에 그치면서 당권 장악에 실패한 모습을 보인 탓이다.
이에 김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회동을 시도하는 등 여러 노력을 기울이며 타개책에 나섰지만, 박 전 대통령과의 회동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김기현 대표가 당무위원회를 가동하고, 당무 감사와 함께 사고 당협 보완을 위한 조직강화특별위원회 가동 방안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당 안팎에선 이를 두고 '대통령실 인사들의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포석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부담이다.
사실 지난해 11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체제 당시 출범한 조강특위는 전국 사고당협 68곳 중 42곳만 충원해 현재 26곳 당협위원장이 공석인 상태인 만큼 조강특위를 가동하는 건 불가피한 일이다. 그런데도 그런 사실에 대해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니 문제다.
윤석열 정부가 성공해야만 나라가 발전하고 국민의 삶의 질도 그만큼 높아진다. 그러자면 여당이 총선에서 승리해야 하는데 이런 한심한 여당의 모습으로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여당은 환골탈태해야 한다. (본문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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