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이른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지난해 7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받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28일 신년 특별사면으로 만기출소 5개월 전 교도소 정문을 나섰다.
정치권 안팎에선 김 전 지사가 더불어민주당 친문계의 구심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복권 없이 남은 형만 면제되는 사면이어서 오는 2027년 12월까지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따라서 역할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치를 하는 건 본인의 자유이지만, (김 전 지사가 정치활동을) 했으면 좋겠다"라며 "국민의힘으로서는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사법적 판단에 대해서도 존중하는 태도가 없고 자신의 행위가 민주주의의 근간을 부정하는 행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반성의 기미가 없다"며 "그런 것 자체가 더불어민주당을 몰상식하고 법치를 부정하는 세력으로 규정하게끔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지사가 친문계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는 "총선이 1년여 남았으면, 또 총선을 준비하는 국회의원들로서는 자기 선거가 다가온 것"이라며 "남의 선거가 아니다"라는 말로 일축했다.
이어 "대법원 판단도 존중하지 않고 검찰의 어떤 존재 이유도 부정하는 분들이 당의 상징이나 기수가 된다면 그게 바람직하겠냐"며 "민주당 의원들이 가장 더 잘 알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의 구심점은 어찌 됐건 여의도"라며 "김 전 지사가 복권과 관계없이 정치하더라도 여의도에 오건 뭔가를 해야 하는데 그게 가능하겠냐"고 반문했다.
김 전 지사는 이날 새벽 경남 창원시 창원교도소 정문 앞에서 자신이 복권 없는 사면을 받은 데 대해 "저로서는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을 억지로 받은 셈"이라고 밝혔다.
김 전 지사는 "그동안 성찰의 시간이었다"며 "우리 사회가 대화와 타협으로 사회적 합의를 통해 더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거름이 되도록 낮은 자세로 성찰하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정치활동 의사를 피력한 셈이다.
그는 "따뜻한 봄에 나오려고 했는데 본의 아니게 추운 겨울에 나왔다"며 "원하지 않았던 것이라 고맙다고 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돌려보낼 방법도 없다"고 했다.
이어 "국민통합을 위해서라고 하는데 국민통합은 이런 방식으로 일방적으로 우격다짐으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 것"이라며 "국민통합과 관련해 저로서는 대단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창원교도소 앞에서 김 전 지사는 현장을 찾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민주당 소속 민홍철, 김영배 의원, 허성무 전 창원시장 등과 악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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