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표현 사용을 반성한다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23-02-06 14:4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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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윤안(윤석열-안철수)연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표현을 쓰지 않겠다.“


    이는 방송 인터뷰 일정을 제외하고 모든 일정을 취소한 안철수 의원의 말이다.


    안 의원은 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핵관’ 표현과 관련한 대통령실의 비판에 대해 "(대통령이) 그렇게 생각하실 줄 몰랐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안 의원의 이 같은 결정을 환영한다.


    사실 ‘윤핵관’이라는 조어(造語)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깎아내리려는 사악한 의도를 지니고 만든 용어로 집권당 대표가 되려는 사람이라면 결코 사용해선 안 되는 표현이다.


    실제로 ‘윤핵관’이라는 표현은 이준석 전 대표가 2021년 11월에 처음 사용한 용어로 윤 대통령이 주변에 휘둘리는 사람처럼 보이도록 하려는 나쁜 의도가 담겼다. 대단히 '악의적 프레임'이다.


    그런데 안철수 의원이 일부 의원을 ‘윤핵관’이라며 공개 비판하는가 하면, 장제원 의원을 ‘윤핵관 지휘자’로 규정하기도 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전날 전언 형태로 윤 대통령이 '윤핵관'을 비판한 안 후보를 향해 "국정 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으로 인식될 것"이라며 경고장을 날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도 이날 "일부 후보는 간신배니, 윤핵관이라는 악의적인 프레임을 자꾸 들먹이며 선거 분위기를 과열하고 혼탁하게 만들어가는데, 스스로 자제하길 바란다"라며 "도가 지나치면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당황한 안철수 의원은 “'윤핵관'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복지시설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나서는 "개인적으로 윤핵관 표현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라고도 했다.


    뒤늦게나마 안 의원이 이런 판단을 한 것에 대해 환영하는 바이다.


    문제는 이준석이 만든 이 악의적 프레임으로 여전히 공세를 취하는 자들이 있다는 점이다.


    바로 유승민-이준석 계로 분류되는 천하람 당 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들이다.


    자신이 만든 용어를 즐기는 이준석 전 대표는 말할 것도 없다.


    실제로 이 전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윤핵관’이라는 표현을 의도적으로 여러 차례 사용하는 것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은근히 폄훼했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천하람 후보도 “국민의힘 주류를 가장 왜곡하고 오염시키고 있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들부터 1차적으로 퇴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천 후보는 이날 비윤석열계 전당대회 출마자들과 함께 윤핵관 퇴진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준석계 허은아 최고위원 후보도 페이스북에 "윤핵관이라는 말이 처음 비판의 대명사가 된 이유가, 지난 대선과정에서 윤석열 후보 캠프 핵심관계자라는 익명 뒤에 숨은 분들이, 민심과 전혀 다른 언행과 전횡으로 당을 흔들고 정권교체를 위태롭게 했기 때문"이라며 "이제 '윤핵관'의 자리를, '대통령실 관계자', '여권 관계자'가 대신할까 봐, 정말 안타깝고 걱정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준석계 김용태 전 청년 최고위원, 청년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이기인 경기도의회 의원도 가세했다.


    이들은 첫 합동 일정으로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국회대로 앞에서 사각형 편대를 이뤄 피켓 홍보를 벌이는 등 '윤핵관' 퇴진 운동을 벌였다.


    따라서 윤석열 대통령과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이준석이 만들고 그를 추종하는 전당대회 출마자들의 구호로 내건 ‘윤핵관’이라는 용어는 국민의힘에서 금기어가 될 수밖에 없다.


    누구든 ‘윤핵관’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자는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을 폄훼하는 것으로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에게 타격을 주려는 자로 집권 여당에는 어울리지 않는 패거리들이다.


    이제는 언론도 악의적 프레임이라는 걸 알면서도 ‘윤핵관’이라는 표현을 써온 것에 대해 반성하고 ‘친윤’이라는 표현으로 바꿔야 할 것이다. 시민일보는 일찌감치 ‘윤핵관’이라는 용어 대신 ‘친윤’이라고 표기했으나 필자가 무의식적으로 ‘윤핵관’이라는 표현을 일부 사용했고, 그것에 대해선 장제원 의원을 비롯한 일부 친윤 의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그 점에 대해선 진심으로 사과한다.


    다만, 일부 친윤 인사들의 도를 넘은 갈등 발언 역시 자제해야 한다. 내부 적(敵)은 유승민 이준석 계로 그쳐야 한다. 전당대회 이후에는 약간의 다름을 인정하고 일치단결해 총선에서 승리해야 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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