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 후 "그때는 자유로운 몸이니 한 말” 신중론으로 선회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명된 황우여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당원 투표 100% 방식으로 당 대표 등 지도부를 뽑는 현재 당규에 어떤 입장을 취하게 될 지에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다만 현재로선 유지 쪽에 무게가 실리지만 변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일 “내일(2일) 오전 전국위원회를 열어 비대위 설치 및 비대위원장 임명 안건을 의결한다”라며 “큰 이변이 없다면 황 전 대표는 이날부터 비대위원장으로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비대위원장으로 지명된 항우여 전 대표는 평소 당내 이견이 생기면 두루 이야기를 들어 합리적인 선택을 했던 분으로 크게 무리하지 않는 스타일"이라며 “전당대회까지 2개월여로 임기가 정해진 황 전 대표가 굳이 주류의 뜻을 거스르면서까지 쇄신에 나설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현재 황 지명자의 당면 과제는 전당대회 준비지만 총선 이후 설왕설래가 한창인 전당대회 당규 문제를 무난히 매듭지어야 한다.
당원투표 100%로 당 대표와 최고위원 등을 뽑는 현행 규칙은 2년 전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 시절 개정된 규칙으로 그 이전에는 당원투표 70%, 국민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지도부를 선출했다.
이런 가운데 황 지명자가 비대위원장 지명 전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당원이 아닌 5000만명 국민 중에서 보수 가치를 지향하는 국민의 의사가 반영돼야 한다"고 의중을 밝힌 대목이 눈길을 끌고 있다.
하지만 황 전 대표는 이날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그때는 자유로운 상황에서 개인적인 생각을 밝힌 것이고 비대위원장 신분에서는 더 이상 개인 의중을 드러낼 수 없다"며 "이제는 중립적인 위치에서 의견을 잘 수렴해 바람직한 결과가 집행되도록 최선을 다하는 게 옳은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해 수렴된 의견들을 비대위원들과 토의 하고 의결하는 과정에 신중을 기하겠다"며 "지금 상황에서 어느 쪽이 옳다, 누구 의견이 어떻다 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으로선 그런 절차를 잘 추진해 나간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전대룰을 둘러싼 기 싸움 양상을 보인다는 지적이다.
실제 일부 비윤계 의원들과 수도권 낙선자들을 중심으로 민심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100% 당원 방식인 현행 '전대룰'을 국민 30∼50% 반영하는 방식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친윤계에서는 당을 대표할 인물을 뽑는데 당원들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며 기존 규칙을 고수해야 한다고 맞서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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