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의 종로 출마 선언과 관련해 '험지 출마와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 28일 "원희룡, 한동훈 출마설 나올 때는 험지고 하태경 나오면 아니냐"고 반발했지만 당내 호응을 얻지 못하는 모양새다.
앞서 하 의원은 전날 출마를 선언하면서 “당과 상의했다"며 "당 안에서도 종로 출마가 확정된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저의 출마를 양해했다. 누구든 종로에 도전할 수 있고 한번 뛰어보라고 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사전 협의를 거쳤다'는 하의원 주장과는 달리 "일방적으로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며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당내에서도 하 의원이 당 소속 최재형 의원 지역구를 '험지'로 임의 규정한 데 대해서도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당 관계자는 "이렇게 중요한 문제는 사전에 협의해야 하는데 지도부와 전혀 상의가 없어서 당황스럽다"라며 "종로에 현역 의원도 있고, 험지 출마라는 기본 취지에 맞는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험지출마는 기본적으로 '자기희생'을 토대로 하는 건데 아무리 지역구(부산)를 떠나더라도 과연 종로지역이 혁신위가 제시한 험지에 포함되느냐 의아해하는 분위기”라며 “솔직히 생뚱맞은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전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과 협의가 있었는지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 의원은 "제가 (그동안) 혁신위에 맞서는 당 지도부를 계속 때렸지 않냐"며 "(그래서) 저에 대한 불만이 좀 있는 게 아니냐"고 불화의 원인을 지도부 탓으로 돌렸다.
특히 지난 보궐선거를 통해 국민의힘이 종로를 탈환한 만큼 ‘중진 험지 출마’라는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당내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종로는 보궐선거를 빼고 세 번에 걸쳐 민주당이 차지한 지역이라 험지이자 격전지”라며 “지난 보선은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없는 특수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종로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16대부터 18대까지 박진 현 외교부 장관이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소속으로 연승을 거둔 바 있다.
한편 종로 지역 현역인 최재형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 장관 출마설에 이어 3선 중진인 하 의원이 종로구 출마를 선언했다"며 "정치 1번지 종로구를 지켜내기 위해 열심히 준비해 온 만큼 내년 총선에 임하는 각오를 더욱 굳건히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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