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오판’, 민주당의 ‘몰락’

    고하승 칼럼 / 고하승 / 2022-05-23 14:4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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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고하승



    대선에서 패배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곧바로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뛰어든 것은 패착이었다.


    문제는 이재명 후보의 ‘오판’이 자신의 정치생명을 앗아가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민주당의 ‘몰락’을 가속화 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계양을에서 이재명 후보가 ‘동네 의사’ 출신의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와 초박빙 승부를 펼치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민주당의 지지율도 ‘뚝’ 떨어져 텃밭인 호남과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고전한다는 여론조사들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경인일보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0~21일 인천 계양구을 선거구에 사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이재명 후보는 46.6%, 윤형선 후보는 46.9%로, 두 후보 간 격차는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p) 내인 0.3%p로 초박빙 양상을 보였다.


    기호일보가 한국정치조사협회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20∼21일 양일간 인천 계양을 거주 만 18세 이상 유권자 각 5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역시 윤형선 후보가 47.9%, 이재명 후보가 47.4%를 얻어 두 후보 간 격차는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4.4%p) 내인 0.5%p에 불과했다.


    앞서 여론조사기관 에스티아이가 지난 19~20일 계양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880명을 대상으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도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는 49.5%,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45.8%로 나타났다. 두 후보 간 격차는 3.7%p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3%p) 내였다.


    최근 공개된 3개의 여론조사 결과 모두 두 후보가 박빙의 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비록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앞서고 있다. 대선주자급 골리앗 후보가 동네 의사 출신의 다윗 후보를 만나 쩔쩔매는 셈이다.


    이 지역은 이재명 후보에게 지역구를 물려주고 서울시장 선거에 뛰어든 송영길 후보의 텃밭으로 지난 총선에서 송 후보가 무려 20% 이상 앞섰던 곳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후보가 무명의 후보를 만나 박빙의 승부수를 펼치다 보니 이겨도 진 선거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런데 이는 전혀 의외의 결과가 아니다. 이미 충분히 예견된 결과다.


    사실 대선에서 패배하면 자숙의 시간을 갖는 게 통례다. 천하의 DJ도 그랬고, 김대업을 앞세워 아들 병역 비리 허위 사실을 폭로하게 해 억울하게 패배한 이회창도 그런 시간을 거쳐 정계에 복귀했다. 그런데 이 후보는 대선 패배 2개월여 만에 전광석화같이 전면에 등장해 직접 후보가 되는 것으로는 양이 차지 않는다는 듯 민주당 중앙당 총괄선대위원장까지 맡았으니 국민이 등을 돌리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것이다.


    민주당 후보들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이재명을 지키겠다’며 ‘이재명 마케팅’을 하게 되고 그 결과 호남과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고전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태라면 민주당의 참패는 불 보듯 빤하다.


    그 단적인 사례가 경기도지사 선거다.


    6.1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3일 나왔다.


    미래한국연구소·시사경남 의뢰로 피플네트웍스리서치가 지난 20~21일 경기도민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김은혜 후보는 45.7%, 김동연 후보는 37.8%로 집계됐다.

     

    3위는 강용석 무소속 후보로, 5.1%를 기록했다.


    이어 송영주 진보당 후보 2.3%, 황순식 정의당 후보 1.8% 서태성 기본소득당 후보 0.9% 순이었다. 김은혜 후보와 김동연 후보 간 격차는 7.9%로, 오차범위(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p) 밖이다.


    박빙의 승부를 펼치던 경기도에서 민주당 후보가 이런 지경이면 호남을 제외한 전국에서 민주당 후보가 고전하고 있을 것이다. (본문에 인용된 모든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결과적으로 이재명 후보의 ‘오판’이 민주당의 ‘몰락’을 가속하는 셈이다. 어쩌면 그의 출마를 부추기고 그에게 선거 사령탑까지 맡긴 대가를 당이 치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업자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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