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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자 옆에 붙어 권세를 누린 기회주의자는 떵떵거리며 살고, 불의에 항거한 자는 탄압받는 역사를 바로잡자.”
노무현이 남긴 이 말은 오랫동안 좌파 진영의 숭고한 도덕적 명분처럼 소비되어 왔다. 그러나 역사가 과연 그렇게 얄팍한 흑백논리로 재단될 만큼 단순한가. 지식인은 본디 비겁하고 공무원은 권력의 눈치를 보며 사는 것이 인간의 적나라한 생존 본능이다. 총칼을 들이대는 국가 폭력 앞에서 목숨을 걸고 투쟁할 수 있는 자가 역사상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다른 나라의 역사를 보아도 마찬가지다. 약소국 국민이 강한 국가에 빌붙어 살다가, 독립이 되거나 새로운 권력이 탄생하면 그 권력과 함께 부침을 겪으며 살아남는 일은 세계사에서 빈번했다. 역사란 자로 재듯 한순간에 통으로 재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도도한 흐름 속에서 사람들의 생존 방식과 시대적 상황을 토대로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때로는 어떤 강력한 군주가 시대적 상황에 따라 추앙을 받기도 하고, 맹신하던 민주주의가 지탄을 받기도 한다. 그토록 민주주의를 외치고 민주 절차를 자랑하는 인도는 지금 극심한 부패 실정으로 한 치 앞을 못 나가고 있지 않은가. 중국의 몰락으로 반사이익을 얻고 있을 뿐, 민주주의가 결코 만병통치약이 아니며 강력한 지도자 또한 모든 것의 정답은 아니다. 일본의 식민 지배를 겪었음에도 한국과 달리 대만이 일본에 관용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 또한 역사의 복잡성을 증명한다.
역사를 편협하게 재단할 때 그것은 저열한 정치적 구호로 변질되고 만다. 유감스럽게도 노무현은 바로 그 일을 했다.
숭고한 희생의 물질화와 장사치 정치
문제는 그다음이다. 그렇게 피 흘려 싸운 투쟁가들이 훗날 권력을 잡고 떵떵거리며 특권 계급이 되는 것이 과연 그들이 외치던 ‘정의’인가. 국가가 그들의 헌신을 기려 훈장을 추서하고 유공자로 존중해 주면 그것으로는 부족한가. 반드시 금전적인 보상이 계좌로 꽂혀야만 정의가 실현되는 것인가.
아이러니하게도 모든 가치를 ‘돈’으로 환원시키고 돈이 만능인 세상을 앞장서서 만든 것은 바로 그들이 그토록 신성시하는 노무현 정신의 변질된 실체다. 투쟁과 희생마저 금전으로 보상받아야 직성이 풀리는 이 천박하고 얄팍한 인식은, 대한민국을 모든 것이 돈으로 정당화되는 물신주의 사회로 전락시켰다.
그 타락한 철학이 굽이굽이 흘러 내려와 종착지에 다다른 것이 바로 이재명의 입이다. 호남의 민주주의에 대한 보상으로 호남에 800조 원을 뿌리겠다는 저 기가 막힌 ‘장사치 정치’를 우리는 지금 두 눈 뜨고 목도하고 있다.
과거 이재명은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는 말을 던진 적이 있다. 참으로 옳은 소리다. 그 말대로 그들의 눈에는 오직 ‘돈’밖에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국가의 미래를 위한 비전이나 공익적 헌신 같은 숭고한 가치는 돈이 되지 않으니 헌신짝처럼 내버리고, 세상 모든 일을 그저 돈으로밖에 환산하지 못하니까 저런 망국적이고 역사적인 망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것 아닌가.
정확히 저런 천박한 사고로 나라를 운영하려 들고 권력을 사유화하니, 대장동 비리니 ‘50억 클럽’이니 하는 부패의 괴물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참으로 통곡할 노릇이다.
위선과 타락의 늪에 빠진 대한민국 정치
이것은 정치가 아니다. 민주주의의 피와 땀을 담보로 표를 매수하겠다는 타락한 ‘현질’일 뿐이다. 더 끔찍한 것은 “맞다, 우리가 그렇게 희생했으니 이제 돈으로 보상받을 때가 되었다”며 그 달콤한 독사과를 넙죽 받아먹으려는 일부의 속물근성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좌파 진영은 국가의 모든 영역을 거래와 딜(Deal), 그리고 청구서 내미는 보상의 장으로 변질시켰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피맺힌 한(恨)마저도 결국은 일본으로부터 배상금이라는 ‘돈’을 받아내야만 정의라고 부르짖고, 뒤에서는 그 돈을 자신들의 호주머니로 몰래 빼돌려 배를 불린 것이 바로 저들의 민낯 아닌가.
한국 정치가 이토록 처참하게 망가진 데에는 8할이 이 좌파들의 속물근성과 빈곤한 철학 탓이다. 입으로는 숭고한 대의와 민족, 민주주의를 번지르르하게 떠들면서, 실제로는 나라를 거대한 현금 인출기로 취급하며 대한민국을 암흑으로 내몰았다.
그 위선의 절정이 바로 호남의 5·18 민주주의 정신을 800조 원이라는 헛된 숫자로 사겠다는 저 말도 안 되는 개똥철학이다. 역사적 희생마저 철저히 돈으로 계산해 표와 맞바꾸려는 저 역겨운 행태 앞에서 치가 떨린다.
공동체를 위한 희생은 그 자체로 숭고해야 한다. 그것을 돈으로 정산받으려는 순간, 민주주의는 타락하고 역사는 용역 깡패들의 청부 영수증으로 전락한다. 국가의 정신을 통째로 ‘현질’하려 든 저들은 먼 훗날 역사 앞에 천하의 몹쓸 사람들로 기록될 것이다. 이 천박한 거래의 정치를 지금 당장 끊어내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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