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금액 140억 중국에 송금
[인천=문찬식 기자] 대포통장을 중국에 있는 메신저 사기 조직에 제공하고 현금 인출도 도운 국내 하부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인천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사기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대포통장 공급 총책 A(41)씨 등 16명을 구속하고, 현금 인출책 B(54)씨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19년 10월~2021년 1월 유령 법인이나 개인 명의로 개설한 대포통장 340여개를 중국에 있는 메신저 사기 조직이나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조직에 제공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또한 A씨 등은 메신저 사기 피해금이나 보이스피싱 피해금 140억원을 현금으로 인출해 환전한 뒤 중국에 있는 조직에 송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총책, 통장개설책, 인출책, 자금관리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범행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2021년 1월 인천과 경기 일대에서 발생한 메신저 사기 사건을 수사하던 중 A씨 일당의 범행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피해자들은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알게 된 남성이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는 인터넷 아이템을 주겠다'고 속인 뒤 가입비와 수수료를 받아 가로챘다"며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이 확인한 결과 피해자는 43명이었으며 1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여성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피해금은 1인당 최소 30만원에서 최대 3000만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중국 현지에 있는 메신저 사기 조직을 검거하기 위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소개팅 앱이나 데이팅 앱 사용자가 늘면서 신종금융사기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가짜 사이트를 만들고 고객센터까지 운영하는 등 범행이 더 치밀해져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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