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IA, 대통령실 도ㆍ감청 보도로 정치권 ‘발칵’

    정당/국회 / 전용혁 기자 / 2023-04-10 15:16:34
    • 카카오톡 보내기

    국힘 “사실 확인이 먼저”…민주 “미국이 주권침해”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미국 중앙정보국(CIA)가 한국의 대통령실을 도청·감청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용 무기 지원 입장을 파악했다는 보도로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국민의힘은 ‘사실 확인이 먼저 돼야 할 사안’이라는 입장인데, 반해 더불어민주당은 미국이 주권침해를 했다고 주장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0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 CIA의 감청 논란과 관련해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 자체 조사가 필요하다. 제3국이 개입한 내용도 배제할 수 없어서, 살펴본 후에 대응해야 한다. 국익차원에서 해야한다”고 했다.


    앞서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이 담긴 미국 정부의 기밀 문건 내용이 유출됐다. 한국 정부 내에서 살상 무기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쓰일 포탄을 미국에 제공할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문건에는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이 지금까지의 정책을 변경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제공을 천명하는 방안을 거론하자, 김성한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어 회담과 무기 지원을 거래했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우려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에 대해 김기현 대표는 “우선은 사실 파악이 안 된 상황이다. 어디까지가 사실인지가 선행이 돼야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서 러시아 미국 간 갈등을 보면 이 문제에 대해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정보위 차원의 대응에 대해 “야당에서 요청이 들어왔고, 논의해서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미 정보기관이 통실 고위당국자 내부논의 도청했다는 뉴욕타임즈 보도가 큰 충격을 주고 있다”며 “사실이라면 대한민국의 외교안보 컨트롤타워와 대통령실을 미국이 일일이 감시하며 기밀 파악해왔다는 점에서 우리 국가안보에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70년 동맹국 사이에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행위다. 양국 신뢰를 정면으로 깨트리는 주권침해이자 외교 반칙”이라며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단호한 대응은커녕 한미신뢰는 굳건하단 말만 반복하며 미국과 협의하겠다 타국사례 검토해 대응하겠다며 남의 다리 긁는듯한 한가한 소리만 내뱉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달 말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가 이대로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지. 과연 이런 식으로 해선 어떻게 국익을 확보할 것인지도 의문”이라며 “국회 운영위와 외통위·정보위·국방위의 즉각적 소집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야당 간사인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실이) 무방비 상태”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실 졸속 이전을 하면서 시간에 쫓기다 보니까 보안대책이 제대로 안 됐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김 의원은 “모든 선이나 유선, 이런 장비에도 도·감청 장치들이 묻어 들어갔을 수가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