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농협 배당금 지급 중단 사태, 농협의 부실 경영 위기 드러내

    경인권 / 최광대 기자 / 2025-03-06 12: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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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평=최광대 기자] 양평농협(한현수 조합장)의 2025년 조합원 배당금 지급 중단 사태가 경기도 지역 농협들의 부실 경영 문제를 수면 위로 드러냈다. 이는 단순한 개별 사례가 아닌 지역 농협들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의 징후로 보인다.

    양평농협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공동대출의 부실화로 재정적자가 급증했다. 이는 양평농협의 재무 상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결정적 요인이 되었다. 현재 양평농협의 연체비율이 13.96%에 달해 경영 위기를 심화시켰다. 이는 업계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로, 농협의 재무 건전성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양평농협은 매년 지급되던 약 16억 원 규모의 조합원 배당금이 중단되었다. 이는 5,600여 명의 조합원들에게 직접적인 경제적 손실을 안겼다. 무분별한 고정자산 확대와 부실한 PF 공동대출 관리로 인해 양평농협의 재정이 크게 악화되어 많은 조합원들이 상실감과 분노를 표출하기에 이르렀다.

    양평농협의 사례는 경기도 내 다른 농협들의 상황을 대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문제는 경기도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NH농협은행에서 1700억원 규모의 부동산 PF 대출 부실이 발생했으며, 농협 상호금융의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이 최근 5년간 급격히 증가했다.

    양평농협의 경영진은 이번 사태에 대한 명확한 해명이나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조합원들의 불만을 더욱 키우고 있다. 한 조합원은 "조합원을 조합의 주인이라고 하더니, 결국은 우리가 손해를 떠안는 구조였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담당부서에서는 3월달 부실채권 비율을 12%대 이하로 내릴 수 있도록 전직원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조합원들은 이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이고 있다. 3월말까지 12%대 이하로 내려가지 않으면 양평농협 조합원들에게 제공되던 모든 혜택이 동결되며 농협 전직원의 상여금 또한 받을 수 없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

    농협은 조합원을 위한 협동조합이라는 본질을 되찾아야 한다. 경영 투명성 제고, 리스크 관리 강화, 조합원 중심의 운영 방식 재정립이 시급하다. 또한, 정부와 농협중앙회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과 관리감독이 필요하다.

    경영진은 조합원들의 배당 손실을 보상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조합원들의 신뢰 회복을 위해 철저한 진실 규명과 함께 책임자 처벌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며, 향후 유사한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양평농협의 배당 중단 사태는 단순한 경제 위기가 아닌, 경영진의 방만한 운영이 만들어낸 참사다. 이는 농협 전체의 운영 방식과 지배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농협이 진정한 의미의 협동조합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감시, 그리고 경영진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수적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농협은 조합원의 권리를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 방식으로 돌아가야 한다. 지역 농업의 중추적 역할을 다시 수행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농협의 미래는 조합원들의 신뢰 회복과 경영 투명성 확보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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