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건자 신병 처리도 속도
[광주=정찬남 기자] 광주광역시 HDC현대산업개발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원인이 '최초 붕괴'와 '연쇄 붕괴' 등으로 규명되고 있다.
광주경찰청 '광주 서구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수사본부'는 7일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재해 조사 의견서의 내용을 공개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측은 붕괴 원인을 '최초 붕괴'와 '연쇄 붕괴' 등 2가지로 나눠 분석했다. '최초 붕괴' 요인으로는 ▲임의 구조변경 ▲초과 하중 재하(載荷) 등을 꼽았다.
데크플레이트(무지보 공법)를 설치해 콘크리트 타설하며 피트 층 내부에 데크용 콘크리트 지지대를 설치, 기존 설계와 다른 피트 바닥 상태에 변화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또 하부층에 대한 동바리 보강 없이 콘크리트를 타설해 피트 층 바닥이 상부 하중을 견디지 못해 최초 붕괴가 시작됐다는 게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측의 분석이다.
'연쇄 붕괴' 요인으로는 ▲연속 충격하중 ▲건물 구조적 취약성 ▲콘크리트 품질 불량 등을 들었다.
우선, 연속 충격하중은 1t의 콘크리트가 3m 낙하하면 대략 3.8t의 하중이 더해지는데 이 같은 붕괴가 연쇄적으로 일어나면서 16개 층에 걸친 연쇄 붕괴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또한 콘크리트 품질 불량은 콘크리트 양생 불량 등으로 강도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였거나, 콘크리트와 철근이 제대로 결속되지 않았음이 의심된다는 내용이다.
경찰에 따르면 콘크리트 양생 불량과 관련해서는 눈이 내리는 악천후 상황에서 콘크리트 타설이 진행되고, 보양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정황이 CCTV 화면 등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 의뢰한 콘크리트 강도 분석 결과에서도 붕괴 현장 여러 층에서 확보한 시료 중 일부는 기준 강도에 미달한 수치가 나오기도 했다는게 수사본부의 설명이다.
경찰은 이 같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관련 입건자들에 대한 신병 처리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현재까지 붕괴 원인·책임자 규명 분야 15명, 계약·인허가 비위 등 분야 5명 등 총 19명(1명 중복)을 입건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 관계자는 "입건자들에 대한 수사가 상당 부분 진행됐고, 경찰이 추정한 사고 원인과 비슷한 과학적 원인 분석 결과가 도출되고 있어 조만간 신병 처리를 본격화할 예정이다"며 "콘크리트 양생 불량, 구조진단 미이행 등은 추가 수사를 진행해 상세히 규명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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