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 군곡리 패총서 '배 모양 토제품'

    호남권 / 정찬남 기자 / 2024-06-03 15:4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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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차 발굴 조사서 출토

    [해남=정찬남 기자] 전남 해남군 군곡리 패총에서 배 모양 토제품과 아궁이 모형이 출토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군은 국가유산청의 지원을 받아 국가유산(사적) 군곡리 패총에 대한 9차 발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9차 발굴에서는 구릉 동쪽 경사면을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된 청동기시대-철기시대-삼국시대 층이 순차적으로 이루고 있는 패각 층을 확인했다.

    특히 철기시대 지층에서는 아궁이와 배 모양 토제품이 출토돼 고고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배 모양 토제품은 길이 9.3㎝, 너비 3.4㎝, 높이 2.7㎝로 마치 전통배의 구조를 본떠서 만든 소형 토제품이다. 평편한 바닥에 선수와 선미가 쉽게 구별되는 형태로 토제품 안쪽에 노걸이와 돛 등이 설치하는 구멍이 확인돼 실제 배 모양과 흡사하게 만들어졌다.

    아궁이 모양 토제품 또한 길이 9.3㎝, 높이 4.4㎝의 소형품이다. 위쪽의 솥걸이 부는 직경 4㎝로 솥을 걸쳐 놓을 수 있고, 앞쪽에는 연료를 넣을 수 있는 형태를 띠고 있다.

    구조와 형태로 보아 실제로 사용한 것이 아닌 당시 고대인들의 부뚜막에 대한 신앙적인 의례용품으로 해석된다.

    토제품의 경우 실물을 본떠 만든다는 점에서 당시 고대인들의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배 모양 토제품은 군곡리 일원이 당시에는 항구도시일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해지며, 유적 주변에 접안시설이 있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군 관계자는 “그동안 해남 군곡리 패총 발굴조사를 통해 발견된 유물만으로도 해남 백포만 일대가 고대 무역항으로서 동북아시아 지역들과 해양 교류를 잘 보여주는 해상 무역기지로 평가를 받아 왔지만 이번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패각 층과 출토된 유물을 통해 더욱 확실하게 뒷받침 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한편 해남군은 이번 9차 발굴조사와 관련해 오는 4~5일 발굴조사 현장에서 학술자문회의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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