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에 20만~100만금품
[수원=임종인 기자] 직선제로 처음 치러진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 과정에서 불법 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 이사장 당선인이 구속됐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공공단체 등 위탁 선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수원지역 모 새마을금고 이사장 A씨를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월5일 치러진 '제1회 전국 동시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에서 이사장 후보로 출마하면서 불법 선거 운동을 벌인 혐의다.
20여년간 새마을금고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뒤 2020년부터 금고 감사로 일하게 된 A씨는 새마을금고법 개정(2021년 10월)으로 기존에 간선제 방식이던 이사장 선거가 직선제로 바뀔 것에 대비해 치밀하게 사전 작업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2022~2024년 수원지역 사회단체 10여곳에서 활동하면서 회원들을 상대로 새마을금고 이사장에 출마할 계획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2024년 1월부터 지난 2월까지 해당 단체 임원 14명에게 20만~100만원 상당의 금품을 건네기도 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결국 A씨는 2024년 8월11일까지 출자금 10만원 이상을 납입한 사람에게 선거권이 주어진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에서 상대 후보를 큰 표 차로 이기고 당선됐다.
경찰은 A씨가 공식 선거 운동 기간(2월20일~3월4일)에 앞서 사전 선거 운동을 한 것은 물론 금권 선거를 통해 많은 선거인을 끌어모으는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고 판단
직선제로 전환된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에서 당선인이 구속된 것은 A씨 사례가 최초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 사건 새마을금고는 전국에서도 손꼽을 정도로 규모가 큰 금고로, 이사장 급여와 판공비가 상당하고 권한이 막강하다"며 "피의자는 어르신이나 주부 등 직접 투표하러 갈 수 있는 사람을 동원할 수 있는 사회단체 임원을 공략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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