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박소진 기자] 청첩장·부고장·교통단속 통지문 등으로 위장한 문자 메시지를 보내 악성 앱을 설치하도록 유도한 뒤 금융계좌를 털어온 대형 스미싱 조직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들은 약 1년 7개월 동안 12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정보통신망법 및 통신사기피해환급법 등 위반 혐의로 중국 국적의 국내 총책 A씨를 포함해 조직원 13명을 붙잡아 검찰에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가운데 4명은 구속 상태다.
조사에 따르면 A씨는 스미싱 범행을 위해 한국에 들어온 뒤 중국에서 알고 지내던 지인을 모아 1년 7개월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활동 조직원은 모두 검거됐고, 중국에서 범행을 지휘한 해외 총책 2명은 인턴폴 적색수배가 내려진 상태다.
중국인 총책 중 1명은 2014년 전자금융사기의 일종인 파밍 사기로 국내에서 8년간 복역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직은 청첩장, 부고장 등으로 위장된 문자에 악성 앱 설치 링크를 포함시켜 이를 설치하게 한 다음 휴대전화 권한을 탈취해 금융계좌 등에서 자금을 이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권한을 탈취한 피해자 명의 휴대전화 유심을 무단으로 개통해 휴대전화 사용을 차단했으며, 이후 휴대전화 본인인증, 신분증 위조 등 본인인증 수단을 차례로 확보한 뒤 피해자 금융계좌 및 가상자산 거래소 계정에 침입해 자금을 이체했다.
이들은 카카오 계정을 빼앗아 지인에게 금전을 요구하는 '메신저 피싱' 수법까지 동원했다.
피해자는 1000명을 넘어섰으며, 이 중 상당수가 디지털 기기 보안에 취약한 50대 이상으로 전체 피해자의 80~90%에 달했다. 일부 피해자의 경우 4억5000여만원을 잃는 등 피해 규모도 컸다.
경찰은 피해자 명의 휴대전화와 폐쇄회로(CC)TV 등을 추적해 수도권 아울렛 주차장 차량에서 피의자를 체포했으며, 범행에 사용된 휴대전화 공기계 15대, 위조 신분증, 현금 4500만원을 압수했다.
또한 경찰은 글꼴이 다르거나 실존하지 않는 기관명이 적힌 위조 신분증이 금융 앱의 인증 절차를 통과하는 문제점을 발견해 통신사 2곳과 금융기관 2곳에 관련 정보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범죄수익금이 자금 세탁을 거쳐 중국 총책에게 많이 흘러갔다"며 "이들을 검거해야 환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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