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류 와인' 빼돌리려던 세관 직원들 적발

    사건/사고 / 박소진 기자 / 2026-07-02 16:19:43
    • 카카오톡 보내기
    밀수 조사업무 담당 2명 구속
    브로커로부터 수천만원 받아
    제도 허점 노려 '병갈이' 계획

    [시민일보 = 박소진 기자] 세관이 압류한 '밀수품 고가 와인'을 빼돌려 암시장 브로커에게 넘겨주겠다며 수천만원대 뒷돈을 챙긴 세관 직원들이 구속됐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이종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뇌물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세관 직원 A씨와 B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영장을 발부했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A씨 등은 서울 세관 조사국에서 밀수 관련 정보 수집 및 조사 총괄 등 업무를 담당했던 직원이었다.

    이들은 음식료품 밀수품이 별도 공매 절차 없이 폐기되는 제도의 허점을 노려 압류된 와인을 다른 와인으로 바꿔치기하는 이른바 '병갈이' 수법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2023년 8월 암시장 브로커에게 압류 와인을 빼돌릴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며 약 3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같은 해 12월에는 브로커에게 추가로 4000만원을 요구했지만 실제 금품을 받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들은 압류된 와인 400여병 가운데 시가 약 5억원 상당의 고가 와인 88병을 넘길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상당수 와인이 공소시효 만료 등의 사유로 원소유주에게 반환되면서 거래 자체가 무산됐다.

    결국 와인을 넘겨받지 못한 브로커가 A씨 등의 추가 금품 요구에 반발해 경찰에 제보하면서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반부패수사대는 A씨 등의 금품 수수·요구가 직무와 관련해 부당한 일을 한 대가에 해당한다고 보고 뇌물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겸찰은 보완 수사를 거쳐 실제 받은 3000만원은 직무 수행의 대가가 아닌 알선 명목의 금품으로 판단해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했고, 추가로 요구한 4000만원에 대해서는 뇌물 요구 혐의를 유지해 영장을 청구했다.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법원은 "증거 인멸과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구속된 A씨 등을 추가 조사해 혐의를 보강한 뒤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다만 경찰은 금품 공여자인 브로커는 영장 청구 단계에서 피의자로 입건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입건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