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의장 하려면 당에 있는 게 도움...대표 비판하면 당 흔드는 거냐” 반박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한 이상민 의원은 4일 "어떻게 국회의장 하려고 당을 나가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 내부에서 이 의원의 탈당을 두고 '국회의장을 하기 위해 당과 동지들을 팔았다'는 등의 비판이 나오자 반박한 것이다.
실제로 비명계 5선 의원인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을)이 탈당을 선언한 가운데 민주당 내부에선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당내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그간 이 의원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지도부를 향해 거센 비판을 이어온 탓이다. 이 의원은 탈당문에서도 이 대표를 언급하며 "민주당은 이재명 사당, 개딸당으로 변질됐다" 등 날선 발언을 쏟아냈다.
박범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성구을' '탈당사태' 해시태그와 함께 눈앞의 이익에 사로잡히면 의리를 저버려 크게 후회한다는 뜻의 고사성어 '견리망의'(見利忘義)를 언급했다.
그는 "장자가 기괴이 생긴 까치가 탐나 이를 잡으러 새총을 들어 겨냥하는데 까치가 움직임이 없어 자세히 보니 까치는 사마귀를 노리고 있었고, 사마귀는 매미를 노리고 있었으며, 매미는 시원한 그늘을 취하고 있었다. 까치와 사마귀, 매미는 모두 눈앞의 이익에 마음이 빼앗겨 자신에게 다가오는 위험을 모르고 있었다"고 이 의원을 에둘러 비판했다.
같은 대전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조승래 의원은 전 페이스북을 통해 이 의원을 겨냥, "그 어떤 논리로 얘기해도 국회의원 자리를 연명하고 모로 가도 국회의장만 하면 된다는 것 아닌가"라고 날을 세웠다.
박상혁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5선까지 했으면서 그렇게 한 번 더 하고 싶나"라며 "먹던 우물에 침 뱉지 말라"고 직격했다.
이에 이상민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전화 인터뷰에서 "국회의장 하려면 더불어민주당 1당이 돼서 거기에 있는 게 도움 되지 않겠냐"며 "의장하려고 당을 나간다는 논리는 잘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과 결별을 해서 지금 무소속으로 가 있으면 정말 춥고 외롭고 들판에 나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 일각에서 '먹던 우물에 침 뱉지 마라'고 일침을 논 것을 두고는 "먹던 우물에 침을 뱉는 게 아니라 비판을 하는 것"이라며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판을 마치 당을 흔드는 것이라고 하는 데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국가를 흔드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당과 이 대표를 동일시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사회에서 개인과 조직을 동일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누구든지 공직을 맡고 있으면 비판은 열려 있는 것"이라며 "그것을 내부 비판이다, 총질이라고 하는 것은 지금의 여권이나 야권이나 본질적으로 다를 바가 뭐가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향후 행보에 대해 이 의원은 "무소속과 신당, 국민의힘 등 어느 방향, 구제척인 행로에 대한 것은 결정하지 않고 상황을 좀 더 지켜보려고 한다"며 "여러 통로를 통해서 소통을 하면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모색하면서 지켜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특히 그는 "민주당 내에서도 소위 비명계, 또는 이낙연 전 대표가 민주당을 재건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여기서도 제가 할 역할이 있다면, 참여하면서 추후 결정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송영길 전 대표가 '윤석열 퇴진당'을 만드는 것에 대해선 "정당이야 누구든지 정치적 결사를 할 수는 있다" 면서도 "특정 인물에 반대하는 정당은 사실은 굉장히 낙후돼 있고 미개하다고 생각된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지금 한국 정치에 어느 특정인을 배제하거나 안티하는 정당들만으로 현 상황을 돌파할 수 없다고 본다"며 "국민은 삶을 개선시키는 유효한 정당, 민심을 받드는 겸손한 정치세력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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