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번의 도전 끝에 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이재명 대통령 곁에는 성남시장 시절부터 함께한 이른바 '성남라인' 인사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그들의 영향력은 점점 확대되는 모양새다. 정말 이대로 두어도 괜찮은지 의문이다.
그들의 면면을 보면 뭔가 꺼림칙하기 때문이다.
성남라인은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그리고 이번에 전진 배치된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과 총무비서관에서 자리를 옮겨 논란이 일고 있는 김현지 1부속실장 등이 '핵심 4인방'이다.
사실 이들은 중앙 정치권에선 존재감조차 찾아보기 어려운 무명인사들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관련성이 없다면 그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그들의 실체에 대해 알려진 게 별로 없다.
그런데도 이들은 중용됐다.
김현지 실장은 총무비서관으로서 대통령실의 예산, 인사,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살림'을 맡았다가 국정감사 출석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자 슬그머니 자리를 옮겨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하는 '문고리 권력'이라는 제1부속실장을 맡게 됐다.
김현지 실장은 '실세 중의 실세'라는 게 언론계의 평가다.
실제로 대통령실에 출입하는 '채널A' 정치부 홍지은 기자는 "총무비서관에서 자리를 옮긴 김현지 제1부속실장, 그리고 부속실장에서 대통령의 '입'이 된 김남준 대변인은 성남라인 핵심들"이라며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실세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홍 기자는 "김현지 실장은 각종 청탁 등을 깔끔하게 처리하는 '제초제'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하고, 여권 인사는 '가족보다 대통령을 잘 알고 설득하는 사람'이라더라"고 전했다.
특히 "캠프 때부터 인사안을 짜며 이재명 정부 밑그림을 그린 당사자기도 하다"며 "장차관 인사, 대통령실 비서관, 행정관까지 김 실장 손을 안 거쳐간 곳은 없다더라"고 덧붙였다.
김남준 대변인에 대해서도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읽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김남준 대변인은 제1부속실장으로 있다가 김현지가 그 자리로 들어오자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겨 '이재명의 입'이 됐다. 대통령실에는 이미 강유정 대변인이 있는데도 그 자리에 '성남라인'을 추가로 집어 넣은 것이어서 의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강 대변인은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들어온 사람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김 대변인은 내년 6월 이재명 대통령 당선으로 비어 있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제2부속실장에서 이동한 윤기천 총무비서관 역시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일 당시 비서실장과 수정구청장과 분당구청장을 지낸 성남라인이다.
이밖에 비서관보다 낮은 직급으로 대통령실에 포진해있는 성남라인도 상당수다.
아마도 정진상 전 실장과 김용 전 부원장도 사법리스크만 아니라면 그들 못지 않은 자리를 꿰차고 앉았을 것이다.
이 대통령은 대장동 의혹이 불거질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유동규 전 본부장이 측근 아니냐?'는 질문에 "시장 선거 도와주고 도움을 준 사람 중 하나"라고 부인하면서 "측근이라면 정진상, 김용 정도는 돼야 하지 않느냐!"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성남라인 핵심들이 기존 보직은 물론 대변인과 정무라인까지 꿰차면서 영향력은 더 커진 모양새다.
문제는 이들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김현지 실장이다. 그의 최종 학력이 신구대라는 사실이 알려진 게 고작이다. 그것도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이 그가 김인호 산림청장 인사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알려진 것이다. 그의 출생지도 이력도 모두 베일에 가려져 있다.
과연 이런 사람들이 국가 최고 비밀을 다루는 대통령실에서 그것도 국군통수권자인 이 대통령을 최 측근에서 보좌하는 역할을 해도 괜찮은 것인가.
왜 꼭 성남라인이어야 하는가. 아무래도 뭔가 찜찜하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