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능력시험이 끝났으니…’

    칼럼 / 시민일보 / 2001-06-13 19:4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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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대문구청 여권과 김은권
    여러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말로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라는 말이 있다. 순리(順理)에 맞지 않는경우(境遇)에 틀리는 일이라도, 자식이 원한다면 또는 고집한다면 그대로 하게끔 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 담겨져 있다.

    지난달 십오일에 대학 입학자격 수학능력 시험이 끝났다. 겸허하게 결과를 받아들이고 이제 하고픈 일들을 해 보도록 하여라. 그리고 나타난 그 결과에 순응하며 반성을 할 수 있는, 자만(自慢)을 버릴 줄 아는, ‘나’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겉으로 나타난 그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못함과, 미침은 생각하는 만큼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삶의 한 과정(過程)의 일부분일 뿐이다.

    너무 큰 실망도, 도에 지나친 희희낙락(喜喜樂樂)도, 쓸데없는 굴욕(屈辱)도, 지나친 자만(自慢)도 모두 버리고 자신을 다시 추스려 보는 보다 성숙(成熟)한 ‘나’로 다시 태어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아들아! 딸들아! 모두 모두 힘을 내자꾸나. 그런데 우리네 아버지와 어머니들은 걱정이 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부모들이, 사회가 너희를 올바른 전인교육(全人敎育)에 소홀히 한 책임이 크다. 수능 점수 올리는 데만 과잉으로 신경 쓰고 너희의 아픈 곳을, 마음속을, 헤아리려는 노력은 너무도 등한시하였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에 대한 분명한 판단은 내려주지 않고, 그저 점수 올리는 방향으로 키를 잡고 그곳으로 끌고 가기 위하여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는 우유부단(優柔不斷)함으로, 너희를 그리로 인도한 부모들은 부끄러움을 느끼고 반성을 해야 되겠지.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로 자위(自慰)하며 단호함과 냉철함을 잃었던 부모들은 말이다.
    그러나 이제 부터다. 하고픈일 마음놓고 해보면서 너희를 튼튼하게 만들어라. 몸도, 마음도….

    부모에 대한 공경(恭敬), 어른에 대한 예의(禮意), 사회에 대한 봉사(奉仕), 그리고 모든 이에게 베풀 줄 아는 아량과 다른 사람을 존중해 주고 인정해 줄 수 있는 심성 등….

    ‘노파심(老婆心)’과 ‘기우(杞憂)’가 한낱 기우로 끝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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