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생활과 건강

    칼럼 / 시민일보 / 2001-06-28 16: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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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산을 잃으면 일부를 잃는 것이요, 명예를 잃으면 절반을 잃는 것이요,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 것이다.” IMF 경제위기의 격랑은 지나갔지만 아직도 그 여파가 사회 곳곳에 남아 있는 요즘, 이 말은 참으로 가슴에 와 닿는다.

    얼마 전 목 디스크에 시달린 적이 있다. 여느 공무원들이 한번씩 당하듯 보증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던 중 나도 모르게 병이 났다. 디스크를 앓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겠지만 겉으로 드러나지도 않으면서 고통스러운 병이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그 당시 나는 가정과 직장에서 만족할 만큼 직분에 충실하지 못해 여러 가지로 피해를 끼치게 됐다.

    공보팀장이 어떤 자리인가. 역대 공보팀장들이 한가지씩 병을 만들어 가지고 나갔다고 할 만큼 기자들 못지 않은 긴장과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하는 자리다. 무엇보다 술 좋아하는 젊은 기자들을 상대로 의견도 교환하고 협조도 구하며 구정을 널리 알리는 전령사 노릇을 해야 한다.

    업무에 대한 강박관념, 그리고 보증과 관련된 고민이 계속 스트레스로 작용해 병은 깊어만 갔다. 자연히 직장과 가정에서도 위축되어만 갔다. 어느 날 나는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를 다스리지 않는 한 내 인생이 그 스트레스에 잡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부터 마음을 추스리기 시작했다. 회복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스스로 즐거움을 찾으려고 했다. 그런 노력 끝에 언젠가부터 몸도 마음도 회복할 수 있었다.

    요즘 공직사회는 많은 변화의 물결에 직면해 있다. 오랜 세월 천직으로만 알고 지냈던 직장에서 구조조정의 바람이 매섭다. 일부가 전체인 양 매도당하는 억울함에 공복으로서의 사명감과 자긍심도 빛이 바랬다. 또 여전히 같은 나이, 같은 경력의 사회인들에 비해 박봉이다.

    이런 저런 스트레스로 공직사회는 아프다. 겉으로 크게 소리내지 않지만 기죽고 허약해져 있다. 꼼짝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건강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

    공직사회 스스로 변화의 파도를 타고 나아가지 못하면 파고의 스트레스에 침몰당한다. 시키는 대로가 아닌 내가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공직의 진정한 경쟁력은 무엇이고 어떻게 공직사회의 체력을 온전히 회복할 수 있을까. 공직사회 스스로 한번쯤 깊이 자문해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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