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서 월드컵

    칼럼 / 시민일보 / 2001-09-27 14: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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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경찰서장 정봉채

    최근 우리나라 TV드라마와 대중 음악이 중국, 대만, 베트남, 몽골 그리고 일본에까지 그곳 젊은이들에게 상당한 인기라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국가 이미지를 좋게 할 뿐만 아니라 우리 상품 구매로까지 연결되고 있다고 하니 대중문화 생산자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우리는 개인이든 회사든, 국가든 각기 나름대로의 이미지 관리와 제고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막대한 비용을 들이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점에서 2002년 월드컵 행사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많은 외국인과 취재진 그리고 TV 중계등 우리의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가 보여줄 질서수준을 생각하면 은근히 걱정이 앞선다. 이웃 일본과 공동 개최하게 되어 극명하게 비교가 되니 더욱 그러하다. 교통질서의 경우 정말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물론 자동차 보급이 보편화된 기간이 짧아 제대로 된 운전문화가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작년의 경우 29만 여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하여, 1만 여명이 사망하고 42만 여명이 부상당하였다.

    이러한 수치는 OECD, 15개 회원국 중 최고라고 한다. 좋은 의미의 최고가 아닌 나쁜 면에서 최고라 하니 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정말 난감하다.

    또한 생활기초질서 수준은 어떠한가. 다소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해수욕장, 유원지의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쓰레기, 길거리에 널려있는 각종 담배꽁초를 비롯한 생활쓰레기 등 바람직한 자화상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 또한 심심찮게 벌어지는 교통단속 경찰관과 파출소 경찰관에 대한 일부 시민들의 행패는 그 무엇으로 설명할 수 없다.

    경찰에서는 9월 한 달을 ‘생활질서 확립의 달’로 정하고 경찰관은 물론이고 전·의경까지 동원하여 우리 주위에 널려있는 무질서를 척결하고, 새로운 질서문화를 창출하기 위하여 전력을 다하고 있다.

    교통 및 기초질서 확립을 위한 캠페인은 물론 지속적인 단속도 병행하고 있으며 각급 기관과 사회 시민단체에도 협조를 구하고 있다. 질서문화의 향상은 경찰 단독의 힘만으로는 절대 불가함은 물론이다. 시민 한사람 한사람의 적극적인 참여와 생활화만이 그 해결책임이 분명하다.

    월드컵은 단순한 체육행사가 아니라 우리 생활 각 부문에 질적, 양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누군가에게 질서는 ‘편하고 아름다운 것’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듯이 축구 월드컵뿐만 아니라 질서 월드컵이 되어 일부 아시아에서 불고있는 한류(韓流)열풍이 전 세계인에게 심화, 확산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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