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선거문화를 개선하자

    칼럼 / 시민일보 / 2001-12-20 18:3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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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구 선관委 계장 정창호
    우리나라는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최고의 교육열을 가지고 있고 인구수 대비 대학생 숫자도 지구촌의 정상급이다. 뿐만 아니라 경제면에서도 OECD에 가입돼 있을 만큼 선진국이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자랑하는 공산품도 많이 있다. 한데 사회, 문화 등의 수준은 경제력에 걸맞게 발전되고 있으나 정치는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 국민 대다수의 생각인 것 같다.

    우리 국민 대다수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까닭은 무엇인가? ‘어느 나라나 그 국민의 의식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게 된다’는 말은 그 나라 정치인의 수준은 국민의 의식수준과 같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 하겠다.

    그러면 우리 국민수준은 어떠한가? 선관위의 사진자료를 보면 후보자로부터 향응을 받고 술에 취해 흉하게 쓰러져 있는 ‘촌로’의 모습, 현금·식권·빵 등을 서로 받아가려고 경쟁하는 추한 유권자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평소 잘 알지도 못하는 정치인에게 결혼식 초청장을 보내 축의금을 반 강제로 내도록 하고, 향우회·산악회 등 단체의 모임만 가졌다하면 정치인들에게 찬조금품을 요구하는 것을 마치 당연한 권리로 생각하는 분위기도 팽배해 있다.

    이러한 유권자들이 정치인이 없는 자리에서는 몇 사람이 모이기만 하면 언론의 정치비판을 토대로 정치인을 무자비하게 깎아내리는 데 조금도 망설임이 없다. 정상적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재정적 부담을 안고 자신들에게 ‘혜택’을 준 고마운(?) 정치인들의 행태를 비난하는 그들 유권자들에게서는 부끄러움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러면 무엇이 우리 국민들을 이렇듯 ‘후안무치’하게 만들었을까? 그것은 자유당 시절부터 현재까지 끊이지 않고 있는 후보자들의 불법·타락선거에 국민들이 관성화되고 타성화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우리 국민들은 ‘자신이 하면 사랑이고, 남이 하면 스캔들’이라는 ‘아전인수’의 좋은 예가 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선거문화가 바로잡히려면 유권자가 지금까지의 부끄러운 행태를 자각하고 스스로 깨달아 홀로서기를 단행해야만 한다.

    그것은 국민이 변하지 않으면 선거권자의 종속변수인 후보자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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