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상도 지켜라

    기자칼럼 / 시민일보 / 2002-04-09 18:4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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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부 기자 박용준
    {ILINK:1} “기업은 이익을 내야 한다지만 이처럼 상도(商道)를 어기고 억지를 부리면서 까지 영업을 할 수 있나요?”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신규회원모집 금지를 당한 삼성, LG, 외환카드 3사와 경쟁 회사 간에 모집인 스카우트를 둘러싸고 논쟁이 치열하다.

    3사는 지난달 무자격자에 대한 카드발급 등을 이유로 45일에서 2개월까지 신규회원 모집을 정지 당하자 경쟁사들이 무차별 사람 빼앗아 가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카드시장에서 영역을 확대시키고 있는 은행이나 보험권에서도 모집인 빼가기에 합류하고 있다며 대책마련을 강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LG카드 관계자는 “다른 카드사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는 모집인이 많다”며 “모집인들은 영업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 받는 계약직이어서 영업이 정지됐을 경우 경쟁사의 스카우트 제의를 거절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외환카드 관계자는 “최근 모집인 이탈 방지를 위해 단합대회나 생계비 지급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경쟁사들은 “동종업계에서의 스카우트 행위는 기업생존을 위한 일상적인 활동이지 영업정지를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카드업계가 최근 정부와 시민단체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현실을 무시하고 영업정지란 약점을 이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지어낸 음해성 루머”라고 했다.

    “영업정지를 기회로 경쟁사들의 자사 영업직원 빼가기가 자행되고 있다”는 3사의 주장이나 “현 시점에서 모집인 스카우트 전쟁을 벌인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라는 카드업체의 주장이 모두 틀린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가계부채의 원인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는 카드업계가 이전투구 하는 것은 이유가 어떻든 간에 보기에 좋지 않다. 고객에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의 경쟁이 이뤄졌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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