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이 1억 3900만러(1800여억원)의 SF 블록버스터로 돌아왔다.

캐릭터 탄생 40년만에 스크린로 데뷔한 스파이더맨은 지난 1961년 만화지에 첫 등장한 이래 신문연재, TV만화, 게임등 각종 장르에 사용돼 긴 생명력을 과시해 왔다.

올 상반기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첫 작품인 스파이더맨은 도심의 빌딩 숲을 누비는 공중곡예와 번지점프, 포획용 그물치기 등으로 헐리우드 기술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평범하고 내성적인 피터 파커(토비 맥과이어)는 친구들로부터 관심을 끌지 못한 학생이다.

우연히 거미연구소 견학을 갔다가 유전자가 조작된 슈퍼 거미에 물리면서 피터는 놀라운 능력을 갖게 된다. 손에서 거미줄이 튀어나오고 벽을 기어오르며 위험을 본능적으로 감지하는 초감각과 엄청난 파워를 소유하게 된다.

피터는 짝사랑하던 메리제인(크리스틴 던스트)의 관심을 끌기위해 스포츠카를 구입하는데 초능력을 사용한다.

그러나 자신의 무관심으로 놓아준 절도범에게 삼촌이 죽자 피터는 자신의 능력을 악의 세력에 대항하는데 쓰기로
결심한다.

한편 피터의 유일한 친구 해리의 아버지 노만 오스본(윌렘 데포)은 실험도중 가스 중독으로 인해 악의 화신 ‘그린 고블린’으로 변한다. 그의 출현은 세상을 혼돈에 빠지게 하고 스파이더맨 피터와 숙명의 대결을 펼친다.

무능력한 남성의 영웅적인 변신, 사랑하는 여인을 위한 노력 등은 현대판 슈퍼맨을 생각하게 한다. 영상미의 화려함과 특수효과는 빛을 발하지만, 거미의 능력을 가진 사실을 안 피터가 놀라워서 건물 위를 뛰어다니며 소리치는 장면이나, 해리의 아버지 노만 오스본의 죽음 후에 해리가 ‘아버지를 죽인 원수에게 복수하고 말거야’ 라고 다음편의 암시를 예고하는 장면 등은 옥의 티로 남는다.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면 평범하고 진부한 얘기지만, 빌딩 속을 누비는 고공 씬과 거미처럼 와이어를 뿜어내며 펼치는 액션만으로도 스파이더맨은 오락영화의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3일 전세계 동시개봉.
/문향숙기자 cult@simin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