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못가는 어린이놀이터

    기자칼럼 / 시민일보 / 2002-05-06 17:3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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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부 기자 원동일
    {ILINK:1} 서울시가 구로 5동에 위치한 러브호텔(베르사이유 모텔)을 치매노인 보호시설로 변경하려는 계획이 보상가 협의로 지연돼 호텔 앞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구로 5동 다솜아파트(285세대) 주민들은 “어린이 야외놀이터 시설 바로 옆(5m 이내)에 러브호텔이 준공(99년)된 이후 초등생 자녀들의 교육환경 저해를 우려, 사실상 3년째 놀이터 이용을 금해 오고 있다” 며 시의 조속한 보상협의를 촉구하고 나섰다.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고건시장과의 토요데이트’ 를 통해 러브호텔을 치매노인 시설로 변경하겠다는 약속을 받았으나 시가 도시계획시설 인가로 1년을 넘긴 채 또 다시 보상가 협의로 1년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 올해도 초등생 자녀들의 교육환경 저해가 우려 된다는 것이다.

    시는 이와 관련 감정평가를 통해 23억원의 보상액을 산정해 수차례 타협을 시도했으나 업주가 35억원을 요구하며 강력히 반발, 협의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정작 업주는 “시와 구로구청이 한차례 제시한 감정평가액을 어느 정도 선에서 맞춰보려 했으나 서로 합의했던 사항을 일방적으로 번복한 후 대화를 제의한 적이 없다”고 한다.

    사실상 베르사이유 모텔에 대한 보상협의가 어려워 보이는 가운데 시는 하반기에 강제수용 절차를 거쳐서라도 내년에는 치매노인 보호시설에 대한 공사착공을 실시할 방침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어린이 놀이터 바로 옆에 모텔신축이 허가가 난 것부터 이해할 수 없는 부분” 이라며 “시와 구로구청이 모텔업주와 보상협의에 소극적인 것은 협상지연을 통해 업주에게 조금이나마 영업이익을 주려는 것이 아니냐”며 유착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주택가 아파트 바로 앞에 위치한 러브호텔로 인해 초등생 어린이들이 피해를 받고 있는 만큼 시가 올해 착공하려던 치매노인 시설계획을 내년으로 미루면 안 될 듯 싶다.

    시와 구로구청이 보상가 협의에 적극적인 자세가 있다면 모텔 업주와 재차 만나서 보상가 협의를 조속히 이끌어 내든가, 아니면 협상이 어려워 강제수용 절차를 강행할 예정이라면 굳이 하반기로 미뤄 이 같은 의혹을 받을 필요가 없다. 허가과정에서부터 수많은 민원을 야기시켰던 베르사이유 모텔에 대해 시가 적극적인 자세로 조속히 행정절차를 진행, 더 이상 성인들로 인해 자라나는 어린 세대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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