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것을 지키자

    기자칼럼 / 시민일보 / 2002-06-05 16:25:59
    • 카카오톡 보내기
    경제부 기자 김수영
    {ILINK:1} 최근 롯데그룹이 미국계 패밀리레스토랑 TGI프라이데이스의 아시아 운영권을 갖고 있는 ㈜푸드스타의 지분 75%를 인수해 패스트푸드 롯데리아에 이어 거대한 자본력에 의한 급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이외에도 국내에 베니건스·아웃백스테이크·마르쉐·코코스 등 패밀리레스토랑과 맥도널드·버거킹·KFC등 패스트푸드, 스타벅스·씨애틀·커피빈 등 에소프레소커피전문점과 같은 외국 브랜드들도 선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외식 업계가 괄목할 신장을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아쉬운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오랜 음식문화 전통을 지닌 나라일수록 선진 외국의 음식 문화를 받아들일 때 치열한 저항을 하거나 또는 발전적으로 흡수함으로써 균형적 발전을 하고 있음에 반해 우리의 경우 외국의 음식문화가 거의 무혈 입성하는 현실이다.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권 다른 나라들의 경우 그들 자신의 외식 문화를 외국의 선진 경영기법과 유기적으로 접목하는 방법을 고안하는 반면 우리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국내 진출한 외국외식업체들은 음식메뉴, 맛은 물론 매장 인테리어까지 정통 유럽식, 정통 미국식을 고집하고 그것을 홍보하는 것이 중요한 마케팅수단이 된 것이다. 또 과학적인 경영과 대규모 매입에 의한 원가 절감을 통해 경쟁적인 가격 체계를 도입하기보다는 엄청난 물량의 광고 공세로 시장을 장악하고 음식값의 고가경쟁을 주도함으로써 막대한 이윤을 남기는 데 급급한 것도 안타까운 현실이다.

    중국, 동남아시아 등 지구상 곳곳에서 자신들의 고유한 음식문화를 지켜나가기 위한 여러 형태의 투쟁이 활발한 현실을 돌아볼 때 우리는 너무 쉽게 우리 것을 팽개쳐 버리는 것은 아닌지 씁쓸하다. 밀려들어오는 외국업체들에 대항해 우리 것을 지켜야 할 토착 자본은 뿌리깊은 패배주의에 젖어 그들과 일전을 치르기도 전에 백기를 들어 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스테이크와 햄버거, 파스타, 커피 등 유럽식·미국식 음식이 우리의 수천년 된 음식문화를 압도하고 젊은이들의 열광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현실이 꼭 젊은이들만의 탓은 아닐 것이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