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는데 예전의 일로 벌을 받게 된다면 얼마나 황당한 일인가. 이런 일을 일컬어 ‘여도지죄(餘桃之罪)’라고 한다. 이 말의 유래는 이렇다.
중국 위나라에 미자하(彌子瑕)라는 미녀가 있었는데 그녀는 임금의 총애를 받았다. 당시 위나라에는 임금의 수레를 은밀히 타는 자의 다리를 잘라내도록 엄격히 법으로 금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밤 미자하는 모친이 위급하다는 소식을 듣고 임금의 수레를 몰래 타고 집으로 달려갔다. 물론 임금의 수레를 지키는 병사에게는 “임금의 허락을 받았다”고 거짓말을 했다.
이 소식을 들은 임금은 “효자로다. 어머니를 위하는 지극한 정성 때문에 자신의 다리가 잘리는 죄를 잊었도다”라며 미자하를 칭찬했다. 또 어느 날에는 미자하가 맛있는 복숭아를 먹다가 나머지를 임금에게 권했다. 이 때에도 임금은 “얼마나 나를 사랑했으면 자신의 입맛마저 잊고서 나에게 주는가”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여인의 아름다움이 천년만년 갈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토록 아름답던 미자하도 나이를 먹자 아름다움이 쇠하기 시작했고 따라서 임금의 총애도 점차 사라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미자하가 그만 임금 앞에서 자그마한 실수를 하고 말았다. 그 때에 임금은 격노하여 말하기를 “이 사람은 본디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으로 병사에게 허락을 받았다고 거짓말을 하고는 내 수레를 몰래 타고 나간 일이 있다. 또 아주 불손한 사람으로 자기가 먹던 복숭아를 감히 나에게 먹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이야기는 한비자(韓非子)의 설난편(說難篇)에 실려 있는 에피소드다. 한비자는 설난편에서 이렇게 말했다.
“미자하의 행동은 처음과 나중이 변한 것이 없다. 그러나 먼저는 덕행이라고 칭찬을 받았지만 나중은 오히려 그것이 죄가 되어 벌을 받았다.”
이것이 세상의 이치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10일 6.13 지방선거 막판 부동표를 겨냥한 금품살포가 상대당 후보들에 의해 자행되거나 기도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는 이날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선거 후반으로 갈수록 표를 매수하는 행위가 이뤄지는 등 굉장한 혼탁양상으로 빠져들고 있다”며 이를 막기위한 적극적인 감시활동을 주문했다.
남경필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이 수도권에서 저질 흑색선전이 역풍을 맞자 대대적인 금품살포를 획책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하고 “우리당은 총비상령을 발동, 표 도둑질을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민주당도 비슷한 주장을 펴고 있다. 김원길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한나라당은 불법, 타락선거를 중단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순진하지만 한나라당 사람들은 옛날부터 많이 해서 참 잘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한나라당이 금품살포 등 불법-타락선거를 자행하고 있다는 말이다. 참으로 아이러니컬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같은 행위를 두고 서로가 맹렬히 비난하고 있다. 그 모습이 마치 ‘여도지죄(餘桃之罪)’를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 위나라에 미자하(彌子瑕)라는 미녀가 있었는데 그녀는 임금의 총애를 받았다. 당시 위나라에는 임금의 수레를 은밀히 타는 자의 다리를 잘라내도록 엄격히 법으로 금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밤 미자하는 모친이 위급하다는 소식을 듣고 임금의 수레를 몰래 타고 집으로 달려갔다. 물론 임금의 수레를 지키는 병사에게는 “임금의 허락을 받았다”고 거짓말을 했다.
이 소식을 들은 임금은 “효자로다. 어머니를 위하는 지극한 정성 때문에 자신의 다리가 잘리는 죄를 잊었도다”라며 미자하를 칭찬했다. 또 어느 날에는 미자하가 맛있는 복숭아를 먹다가 나머지를 임금에게 권했다. 이 때에도 임금은 “얼마나 나를 사랑했으면 자신의 입맛마저 잊고서 나에게 주는가”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여인의 아름다움이 천년만년 갈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토록 아름답던 미자하도 나이를 먹자 아름다움이 쇠하기 시작했고 따라서 임금의 총애도 점차 사라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미자하가 그만 임금 앞에서 자그마한 실수를 하고 말았다. 그 때에 임금은 격노하여 말하기를 “이 사람은 본디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으로 병사에게 허락을 받았다고 거짓말을 하고는 내 수레를 몰래 타고 나간 일이 있다. 또 아주 불손한 사람으로 자기가 먹던 복숭아를 감히 나에게 먹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이야기는 한비자(韓非子)의 설난편(說難篇)에 실려 있는 에피소드다. 한비자는 설난편에서 이렇게 말했다.
“미자하의 행동은 처음과 나중이 변한 것이 없다. 그러나 먼저는 덕행이라고 칭찬을 받았지만 나중은 오히려 그것이 죄가 되어 벌을 받았다.”
이것이 세상의 이치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10일 6.13 지방선거 막판 부동표를 겨냥한 금품살포가 상대당 후보들에 의해 자행되거나 기도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는 이날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선거 후반으로 갈수록 표를 매수하는 행위가 이뤄지는 등 굉장한 혼탁양상으로 빠져들고 있다”며 이를 막기위한 적극적인 감시활동을 주문했다.
남경필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이 수도권에서 저질 흑색선전이 역풍을 맞자 대대적인 금품살포를 획책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하고 “우리당은 총비상령을 발동, 표 도둑질을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민주당도 비슷한 주장을 펴고 있다. 김원길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한나라당은 불법, 타락선거를 중단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순진하지만 한나라당 사람들은 옛날부터 많이 해서 참 잘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한나라당이 금품살포 등 불법-타락선거를 자행하고 있다는 말이다. 참으로 아이러니컬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같은 행위를 두고 서로가 맹렬히 비난하고 있다. 그 모습이 마치 ‘여도지죄(餘桃之罪)’를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