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업계의 한글바람

    기자칼럼 / 시민일보 / 2002-07-20 14:2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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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부 기자 김재호
    {ILINK:1} 주택업계가 대형업체를 필두로 자사의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에 단순히 업체명이 아닌 신개념의 브랜드화 전략을 불어넣기 시작한 건 이미 오래 전 일이다. 최근 이런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면서 후발업체들도 적극 가세, 제2 전성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그동안에는 몇몇 업체의 소수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외국어 일색이었다. ‘ㅇㅇ빌’ ‘ㅇㅇ텔’ ‘ㅇㅇ타운’ ‘ㅇㅇ홈’등 현대적인 세련미를 강조하기 위해서는 서구언어가 적격이라는 편해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짐작된다. 또 우리말을 사용하면 왠지 어색하고 촌스러우며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우려도 한몫 했을 것이다.

    지난 5월부터 김호진·김지호 연예인 커플이 (주)신성의 새로운 아파트브랜드 ‘미소지움’을 선전하는 TV광고가 눈길을 끈다. 이 ‘미소지움(MISOZIUM)’은 우리말의 ‘미소‘와 라틴어의 ‘공간(-ium)’이라는 접미사를 결합한 합성어라는 것.

    이와 함께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래미안(來美安)’과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롯데건설의 ‘롯데낙천대(樂天臺)’ 등이 이미 브랜드명에 우리말을 도입했다. 또 최근에는 효성건설이 ‘백년가약(百年家約)’을 한신공영도 ‘한신 휴(休)’라는 새 브랜드를 적용했다.

    지난달 4700만 우리 국민들을 열광의 도가니 속으로 몰았던 월드컵의 산물 중 외국인들에게도 가장 크게 기억될 만한 것으로 붉은색 티셔츠를 꼽을 수 있다.

    이 티셔츠 디자인은 대전의 작은 디자인회사 대표가 우리의 전통을 최대한 살리기위해 2002개의 털로 된 붓으로 ‘Be the Reds’라는 글자를 써넣어 도안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대한민국이 4강신화를 만들었고 국민들 특히 청소년들이 우리나라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되며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된 좋은 본보기를 낳았다.

    주택업계가 자사의 브랜드에 우리말을 적용한다는 것은 다소 위험부담이 따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Be the Reds’ 티셔츠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의 자존심과 자신감을 어필할 수 있다면 고객들에게 오히려 친근감과 함께 더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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