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직 부구청장’ 필요

    기자칼럼 / 시민일보 / 2002-07-24 19:3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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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행정팀 기자 권태욱
    {ILINK:1} 서울시가 24일 전격 단행한 기술직 부이사관급 인사에 대해 기술직 공무원들의 오랜 숙원이 마침내 해결돼 다행스럽다. 지방자치제 실시이후 기술직 부구청장과 여성 부구청장 2호가 탄생하면서 하위직 공무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직이 부구청장으로 임명된 것은 지난 85~86년 도봉구 부구청장을 지낸 구돈희씨(토목직)와 86~91년 구로와 성동구 부구청장을 역임한 황병주씨(공업직) 이래 세 번째며 민선시장이 들어선 이후로는 문 부구청장이 처음이다. 또 신연희 서울시 회계과장은 강북구 부구청장으로 발령, 88년 8월부터 2001년 1월까지 서대문구 부구청장을 지낸 김애량 여성정책관에 이어 ‘여성 부구청장 2호’를 기록했다.

    이번 문 부구청장의 인사는 7500여명에 달하는 기술직 공무원들도 부구청장으로 승진할 수 있는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사실 그동안 기술직 공무원들로서는 부구청장이라는 자리가 ‘하늘에 별따기’ 만큼 어려운 일이었다. 게다가 자치구의 도시정비국장과 건설국장 자리도 성격상 기술직이 맡아야 하지만 행정·기술직의 복수직으로 묶어 기술직들의 불만을 샀었다.

    한 자치구의 기술직 공무원은 “기술직 업무수행 자리가 행정직에 의해 빼앗긴 곳이 어디 한둘인가”라며 “공학이 무엇인지, 물리적 힘이 무엇인지 기본원리 조차 모르면서 그냥 직업으로서 차지하고 기술직을 부려먹으면 된다는 식의 생각이 만연해 왔었다”고 억눌린 심정을 토로했다.

    다른 자치구의 기술직 공무원은 “모든 직책에 행정직이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공과대학은 왜 다니고 가술사 자격시험은 왜 보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행정직의 기술직 업무 수행에 대해 신랄히 꼬집었다. 그런가하면 성북구는 균형적인 도시계획과 동북부지역의 대표적인 교통지옥으로 꼽히는 미아네거리 일대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직 부구청장이 필요하다며 구청장이 직접 나서 문 부구청장을 영입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문 부구청장의 승진을 계기로 기술직 부구청장이 계속 나오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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