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에 중독 한계없어요”

    칼럼 / 시민일보 / 2002-12-26 18:5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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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천구 총무과 오성문 씨
    사람이 24시간 또는 72시간 동안 쉬지 않고 달릴 수 있을까?
    보통 100km, 200km를 뛰며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울트라마라톤에 중독돼 죽음에 까지 이르는 고통을 마다하고 도전하는 이가 있다. 바로 양천구청 총무과 오상문씨.

    99년부터 마라톤을 시작한 그가 겁없이 지난해 울트라 마라톤에 도전장을 냈다. 오씨는 “일반적으로 42.195km 마라톤 풀코스을 뛰는 것도 힘든데 100km 뛰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라는 호기심으로 시작했지만 곧 그 매력에 심취해 국내 유일한 울트라마라톤 동호회인 ‘코리언울트라런너스’클럽에 창단 멤버로 주도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심한 고통을 느끼는 울트라마라톤을 ‘여행’에 비유한다. “울트라마라톤은 오랜 시간 달리다보니 낮에는 해와 산과 들을, 밤에는 별과 달을 보는 것이 너무 아름답다”면서 “외롭게 홀로 달리는 동안은 자연이 유일한 친구가 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시간적 기록을 세우기 위해 전력질주 하지 않는다. 그저 여행하듯 자연을 벗삼아 스스로 체력과 정신력을 강화해 나가면서 끝까지 완주한다.

    고통이 크면 성취감도 큰 법. 그는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100km 울트라마라톤에 10시간19분만에 완주한 후, 올 3월에는 이른바 서바이벌마라톤이라 불리는 200km에 도전, 절반 가량이 중도하차한 가운데도 꿋꿋이 달려 31시간24분만에 최종 목표지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하루를 꼬박이 넘기는 일이라 졸다가, 걷다가하면서 때론 사선을 넘나드는 극한 상황에 이르기도 했지만 목표지점을 통과하는 그 순간의 쾌감으로 또 다시 더 힘든 코스에 도전하곤 한다.

    결국 그는 지난 9월 세계적 울트라마라토너들도 포기하는 ‘강화∼강릉간 311km 무박 72시간 코스’에 도전해 70시간50분만에 완주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오씨는 “코리언울트라런너스 회원들 가운데는 완주를 하면서 발톱이나 이빨이 빠지는 사람, 고통이 심해 진통제를 먹으면서까지 뛰는 사람 등 무용담을 이루 말할 수 없다”면서 “다들 한번 뛰고 나면 다시는 안 뛴다고 다짐하지만 고통 끝에 오는 그 쾌감과 성취감을 잊지 못하고 또 다시 뛴다”고 말한다.

    그는 또 “죽음까지 이르는 고통을 견디고 나면 존재의 고마움을 느껴 가정이나 직장에 더 잘 하게 된다”고 한다.
    내년 7월에는 국내 최초로 700km 도전대회가 열린다고 한다.

    그 역시 참가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가족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 고민 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는 “아마도 참가하겠죠”라며 멈추지 않는 도전심을 내비쳤다.
    /최애선기자 sun@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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