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원 정신차려야

    세상사는이야기 / 시민일보 / 2003-04-08 17:5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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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생 규 수도권 사회부장
    {ILINK:1} 경기도 과천시 소재 서울대공원에서 ‘어린이 날’을 불과 1달여 남겨 놓고 초등학교 3학년생인 김모(10)군이 물소 떼에 습격을 받아 중상을 입는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경위야 어떻든 한마디로 대공원 측의 안전관리 소홀과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한심한 노릇에 지탄 받아 마땅할 것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사고 직후 서울에 있는 모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아 의식은 회복했으나 엄청난 충격속에 있다고 한다.

    경찰조사 결과가 곧 밝혀지겠지만 대공원 측의 잘못이 드러날 경우 관련자들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 다시는 이런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대공원의 사고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모든 대책을 강구해 만전을 기하겠다”는 똑같은 말만 앵무새 같이 뒤풀이 해왔다. 대충대충 일을 땜빵 처리하다보니 결과적으로 짐승들한테 김군이 생명에 위협을 당하고 말았다.

    과연 이런 일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 한심할 따름이다.

    사고가 터지자 서울시가 불야불야 다가오는 ‘어린이 날’을 맞아 대공원에 대한 시설물 안전 및 교통관리 대책을 마련하는 등 부산을 떨고 있다. 결국 ‘소 잃고 외양간 고친’꼴이 돼 씁쓸함을 더한다.

    이번 사고에서 보듯이 내장객들이 평일과 달리 많이 몰리는 휴일인데도 불구하고 근무자들 절반 가까이 휴무였다니 말문이 막히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으며 이번 사고 또한 부주의에서 온 인재였다는 사실에 실망감이 크다.

    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할 대공원이 입장료만 받아 챙기고 관람객들의 안전은 뒷전으로 밀린 느낌이 들어 불쾌하기 짝이 없다. 사고를 계기로 서울시는 이달말까지 공원 내 각종 시설물과 민간 유희시설 등에 대해 안전점검을 실시키로 했다고 한다.

    이것도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서야 안전점검을 실시하는 것 같아 왠지 떨떠름한 기분이다. 또한 시는 오는 ‘어린이 날’을 맞아 교통대책으로 인근 마사회와 종합청사, 초등학교 4곳 등에 1만8000대 규모의 주차장을 확보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런 계획도 한번쯤 생각해볼 문제다. 왜냐하면 종합청사에서 대공원까지는 꽤 먼 거리로 도착하기 전에 어린이들이 지쳐 제대로 구경조차 못할 판이기 때문이다.

    현재 주말의 경우 대공원은 많은 관람객들로 북적되고 있는 실정이다. 주차 공간이 부족해 차도변이 주차장화 된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다. 이로인해 항상 교통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이는 어린이들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대공원 측은 다가오는 ‘어린이 날’에 30만명의 이용객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차량 3만대까지 찾게 되면 아수라장이 될 것은 뻔할 일이다.

    해마다 그랬듯이 가족과 함께 찾은 곳이 인파 속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고생의 날’이 되지 않도록 수용인원을 이번엔 꼭 지켜주길 바란다.

    또 철저한 준비를 통해 시민들이 편안하게 쉬었다 갈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공원으로 거듭 태어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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